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월엔 릴의 해외 마케팅을 위해 국내 경쟁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손잡기도 했다.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은 공격적인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릴 하이브리드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한 제품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찐맛을 줄이고 균일한 연무량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KT&G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제품이 흥행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올 2분기 들어선 동유럽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세르비아, 중앙아시아에 있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총 4개국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 솔리드 2.0’(사진)과 전용 스틱인 ‘핏’을 출시했다. 이로써 KT&G의 전자담배 수출국은 총 7개국으로 늘었다.
KT&G는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임왕섭 KT&G NGP(차세대제품) 사업단장은 “PM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한 국가에서 릴에 대한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며 “올해 누적 1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기존 궐련담배와 달리 기기를 활용하는 전자담배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에 있다고 판단해 기술 개발을 주문했다. 그 결과 탄생한 기능이 릴 하이브리드 2.0에 적용한 ‘스마트 온’이다. 스마트 온은 스틱 삽입 시 자동으로 예열되는 직관적인 기능이다. 스틱을 삽입한 뒤 버튼을 눌러야 예열이 시작되는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했다. 배터리와 카트리지 잔량, 동작 상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편의성도 높였다. 전자담배 이용자 대부분이 담배 냄새 때문에 전자담배를 피운다는 점에 착안해 냄새 저감 담배와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등도 잇따라 출시했다.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에 힘입어 KT&G는 지난해까지 전자담배 분야에서 국내외 총 4761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했다. 해외 지재권이 3395건으로 국내보다 2.5배가량 많다. 특허권은 총 12개국에서 1789건, 상표권은 65개국에서 2194건, 디자인권은 13개국에서 778건을 출원했다.
KT&G 관계자는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전자담배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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