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외교관 출신으로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의원이 25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의 군중대회 개최 여부가 하반기 북한의 대미 정책 기조를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대미 강경 대결로 정책 방향을 잡을 경우 어김없이 이날 대규모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 군중대회를 진행해왔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24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미북 싱가포르회담이 열린 2018년, 하노이회담과 판문점 만남이 있었던 2019년에는 물론이고 북한이 미국에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던 2020년 6월 25일에도 김일성광장에서 반미 군중대회가 없었다"며 "내일 김일성광장 군중대회 진행 여부가 하반기 북한의 대미 정책의 바로미터"라고 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뒤 2013~2017년 매년 6월 25일이면 대규모 군중대회가 열린 바 있다. 태 의원은 "그러나 2018년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됐을 때에는 6월 25일 군중대회를 열지 않았고, 노동신문에도 ‘미제’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방역 탓에 군중집회 개최가 여러웠을 것이란 점을 지적하면서도 "2020년 7월 김여정의 대미 대화 방향과 관련한 입장 담화가 불쑥 나온 것을 보면 6월 25일을 전후해 미북 사이에 대화채널이 활발히 가동했다는 것을 보여주며 북한도 이런 물밑 협상 기조에 맞춰 광장집회를 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상식대로라면 (올해 6월 25일에도) 코로나 방역 때문에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지 말아야 한다"며 "그러나 상식을 뒤집고 군중집회를 개최한다면 하반년 내내 강경 기조를 이어 가며 더 큰 물리적 도발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김여정 부부장에 이어 이선권 외무상까지 대화를 거부하는 메시지를 낸데 대해선 "정녕 북한이 하반기에 대화를 완전히 거부한 채 자력갱생과 핵무기 고도화 및 전략무기 개발에 나설지, 아니면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탄력성있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나설지 여부가 지금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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