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청년 유공자들과 만나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분들을 기념하는 공간을 조성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한 뒤 군 복무 중 사고를 당한 조정선수 하재헌 씨, 이주은 해병대 대위, 모델 이찬호 씨와 만나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는 한국전쟁 발발 71주년을 맞아 마련했다. 오 시장은 "이런 분들 덕분에 우리가 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유공자 가족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유공자들은 이 자리에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정부 지원금액이 현실적이지 못한 점 등을 토로했다. 하씨는 "제 의족은 1억5000만원 정도인데, 보훈처 지원은 3000만∼4000만원이 한계"라며 "계속 싸워서 지원받을 수 있으면 받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하씨는 2015년 서부 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수색작전 도중 목함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고 장애인 조정 선수로 활동 중이다.
부상군인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2019년 작전 도중 지뢰가 폭발해 왼발을 잃은 이 대위는 "흔히 '입대할 땐 우리 아들, 다치면 남의 아들'이라고 한다"며 "전역하면서 치료 지원을 못 받고 사회생활도 못 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이씨는 "군대에서 사고가 나면 뉴스에 나와야 그나마 처리가 빨리 된다"며 "군대 갈 친구들을 위해서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좀 더 힘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7년 군 복무 중 K9 자주포가 폭발해 전신 화상을 입은 후, 치료를 받고 작가와 모델로 일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방자치단체라는 한계가 있지만 서울시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해달라"며 "국력이 좋아져서 세계 10위권 경제라는데 (유공자 지원이)박하다든가 하는 부분은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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