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집' 김지석의 쪼잔한 매력, 시청자들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입력 2021-06-25 15:18   수정 2021-06-25 15:19

월간 집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월간 집’ 김지석이 쿨하지 못해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눈 깜짝할 사이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쪼잔한데 계속 빠져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JTBC 수목드라마 ‘월간 집’ 지난 방송에서는 감정 낭비는 금물이라던 유자성(김지석)이 감정에 지배돼 ‘뒤끝 작렬’을 시전, 반전 매력을 터뜨렸다. 대표님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한 것도 모자라, 속사정도 모른 채 사람 죽은 집을 내줬다며 들이받은 나영원(정소민)에게 지능적으로 빈정거리며 맞선 자성.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죄송하다’는 영원의 거듭되는 사과에 용서해줄 수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화를 낸 것. 영원이 차 안에서 잠든 것도, 신겸(정건주)과 웃으며 대화하는 것도, 심지어 스스로를 위해 ‘방콕에서 푸팟퐁 커리’ 통장을 만든 것도 화가 났다. 자신도 모르게 영원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의미였다.

특히 수백 억대 부동산 자산가로 빈 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그가 유독 영원 앞에서만 망가지는 장면은 흥미로운 웃음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영원이 던진 수육을 온몸으로 받아냈던 첫 만남과 혼돈의 김치 테러에 이어, 가시 잔뜩 박힌 밤송이 위에 주저앉은 아픔에 어기적거리며 걷는 등 하찮아서 더 밉지 않은 상황으로 폭소를 터뜨린 것. 성공의 비결을 계획된 삶과 절제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돈 낭비, 시간 낭비, 감정 낭비’를 질색하던 그였지만, 이미 영원 앞에만 서면 침착은 가출해버리는 상황이다.

사실 ‘돈만 밝히는 쓰레기’란 명성이 자자한 자성에게 숨겨진 인간적 면모는 자성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켰다. 입으로는 “불쌍해서 불우이웃 돕는 심정이었다”고 큰 소리 쳤지만, 영원의 가슴 아픈 과거를 알게 된 이후, 물심양면으로 그녀의 ‘내 집 마련 프로젝트’를 도왔다. ‘드래곤’이란 닉네임으로 자신을 숨긴 채 응원 댓글로 영원을 북돋았고, 커피값을 대신 내주거나, 자신 없는 회식 금지를 선포하며, 영원의 ‘만원 내에서 하루 버티기’에 조력했다. 무엇보다 지난 방송 에필로그에선 자신이 반대했던 소외 계층의 집 인테리어 기획 기사의 주인공인 싱글맘을 직접 찾아가 명함을 내민 바. 완벽하게 계획된 인생에 예측불가 변수가 돼버린 영원을 향한 자성의 감정 변화가 어떤 매력을 입고 발현될지 기대를 더한다.

한편 ‘월간 집’은 매주 수, 목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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