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내년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에 라이다 센서업체 루미나의 제품을 장착하기로 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 후속 모델인 차세대 전기차에 인공지능(AI) 기반 슈퍼컴퓨터를 탑재,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도 내년 출시할 제네시스 G90에 라이다 2개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는 2017년 최초로 A8에 센서업체 발레오의 라이다를 사용했다. 폭스바겐은 아르고 라이다를 넣은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레이더(radar)와 빛(light)의 합성어인 라이다(LiDAR)는 빛(레이저)을 쏴서 차량 앞에 있는 물체의 형태와 거리를 측정한 다. 카메라, 레이더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의 정확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장치다.
레이더는 전파를 쏴서 물체와 부딪힌 뒤 되돌아오는 속도로 사물을 감지한다. 레이더 파장은 수㎝ 단위인 데 비해 라이다는 나노미터(1㎚=10억분의 1m)로 짧아 레이더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물까지 감지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레이더는 라이다와 달리 플라스틱 등을 통과할 수 있어 가려져 있는 일부 사물도 인지한다.
테슬라가 라이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가격이 비싼 데다 카메라만으로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8대의 카메라가 입체적으로 촬영하면 물체의 형태와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레이더는 왜곡된 데이터가 많아 오히려 정밀도를 해친다고 주장한다. 현재 출시되는 라이다의 개당 가격은 500~1000달러(약 56만~110만원)로 5만~10만원에 불과한 레이더나 카메라보다 훨씬 비싸다.
500달러 이상이면 양산차에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비싸고 사용하기 어려운 라이다는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카메라는 물체의 형태와 색깔까지 인지해 사람의 시선과 가장 비슷한 정보를 저장하지만 악천후 상황에선 측정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거리 측정이 어렵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최근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 중 일어난 사고를 분석해 보면 라이다를 탑재했을 때 사고 위험이 더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람을 보조하는 자율주행 2~3단계에선 가능할지 몰라도 윗단계로 넘어가면 더욱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햇빛이 카메라를 직선으로 바라보면 역광 때문에 전방 상황을 인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다 역시 다양한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완전한 자율주행 성능과 경제성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기 위한 기술 개발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