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 '조선 팰리스 강남'이 문을 연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25일 문을 연 이 호텔의 예약률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개월 사이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이 3000건 넘게 올라오는 등 관심이 뜨겁다.
5성급보다도 더 고급이란 의미로 '6성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하는 조선 팰리스 강남을 직접 가봤다.
조선 팰리스에서 제일 먼저 시선을 끄는 건 호텔 입구다. 차를 타고 입구로 이동하면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로얄 스태프가 궁전 입구처럼 생긴 무거운 문을 열어준다. 입구 위에 새겨진 크레스트(문장)는 황금빛으로 꾸며졌다. '조선'을 뜻하는 알파벳 'J' 좌우에는 사자와 봉황이 그려져 있다. 사자는 고귀함과 품위를, 봉황은 왕가와 상서로움을 상징한다. 그야말로 '궁전'을 표현하기 위한 크레스트다.
입구를 지나 웰컴 로비에 들어서면 현대 미술계의 트렌드 세터로 꼽히는 다니엘 아샴의 '모세상'이 방문객을 반긴다. 이 작품은 조선 팰리스 강남에 있는 예술 작품 중 가장 비싼 작품으로 가격이 무려 3억9000억원에 달한다. 조선 팰리스 강남에는 이외에도 요한 크레텐, 칸디다 회퍼, 김지원, 이정진 등 현대 작가들 작품 4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호텔에는 총 254개 객실이 있다. 객실은 9가지 타입으로 나눠지는데 최상위 객실인 스위트룸은 하루 숙박료가 1600만원에 달한다. 전 객실에는 니치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르슈망 라인이 어메니티로 비치됐다. 침구류 리넨은 이탈리아 브랜드 프레떼 제품이 사용됐다. 타이타닉호의 연회장 테이블, 바티칸 성베드로성당 제단에 쓰인 리넨도 프레떼 제품이다.
조선 팰리스 강남의 호텔 뷔페 '콘스탄스'는 개점 초기부터 화제가 됐다. 이용 가격은 성인 1명 기준 주말(금~일요일) 석식이 14만원, 일요일 중식은 15만원으로 책정됐다. 호텔 뷔페 가격이 연말연시 같은 성수기가 아닌 상시 14만~15만원으로 매겨진 것은 조선 팰리스 강남이 처음이다. 뷔페 메뉴는 그릴, 일식, 중식, 튀김, 한식, 샐러드, 샤퀴테리(가공육), 디저트, 주문받은 즉시 요리해 제공하는 '셰프 테이블 메뉴'로 구성돼 있다.
호화로운 뷔페와 시설 덕에 '6성급 호텔'이란 수식어까지 붙었지만 이 호텔은 아직 '무(無)성' 호텔이다. 아예 등급이 매겨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내 관광호텔은 사업자 등록증이 발급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업 등급심사국에 등급심사를 접수해야 한다. 이후 심사국은 기준에 맞춰 호텔에 성급현판을 수여한다. 5성 심사는 현장평가 700점, 암행평가 300점으로 이뤄지며 총 90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문을 연지 아직 한 달밖에 안 된 팰리스 조선에 대해서는 아직 이 등급 평가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무성'임에도 최고급 호텔로 이미지가 각인된 데는 정용진 부회장의 영향도 있다. 정 부회장은 조선 팰리스 강남이 문을 열기 전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호텔 사진을 올리며 직접 홍보에 나섰다. 당시 정 부회장이 올린 사진에는 호텔의 높은 천고(9m)를 만끽할 수 있는 '1914 라운지&바'의 모습이 담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수가 적어 현재는 주로 호캉스(호텔+바캉스)족이 투숙하고 있지만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에는 외국인 투숙객도 많아질 것으로 호텔 측은 기대하고 있다.
조선 팰리스 강남 관계자는 "강남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도시라는 점에 착안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 '럭셔리 컬렉션'과 제휴를 맺었다"며 "외국인들은 메리어트 예약망에서도 조선 팰리스 강남을 검색해 예약 가능하며 멤버십 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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