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학개미를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은 과감함이었다. 시장이 공포에 질려 있을 때 앞뒤를 재지 않고 ‘매수버튼’부터 눌렀다. 그 결과 코스피지수가 두 배 오르는 급등장에서 고스란히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전략이 잘 먹히지 않고 있다. 급등주를 추격하다가 손실을 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개인들이 순매수한 종목 상당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것은 삼성전자였다. 총 1조3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는 2.13% 올랐다. 하지만 다른 종목은 주가가 대부분 떨어졌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7.29%), 포스코(-1.68%), 신세계(-7.04%), 아모레퍼시픽(-12.03%)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조사 기간 오른 일부 종목도 수익을 냈다고 볼 수 없다. 개인들의 매수가 집중된 기간에는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다. 순매수 2위인 카카오는 최근 한 달간 30.9% 올랐지만 개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23~25일(5899억원 순매수)에는 주가가 8.8% 떨어졌다. 사실상 개인들이 사들인 종목은 대부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시장과 반대 방향에 베팅한 점도 패착으로 이어졌다. 개인들의 순매수 종목 3위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최근 한 달간 51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을 내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삼성증권은 하반기와 내년에도 실적이 늘어날 수 있는 종목을 주목하고 있다. 소비활동 정상화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호텔신라, CJ ENM과 성장 사이클에 진입한 자동차(기아, 현대위아)가 대표적이다. 2차전지 관련주인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SKC, LG전자, KCC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KTB투자증권은 실적이 개선되는 업종을 선별하라는 조언을 내놨다. 코스피지수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르는 업종은 33% 수준으로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져야 할 업종으로 자동차, 미디어, 은행, 반도체, 정보기술(IT), 에너지를 꼽았다. 개별 종목으로는 현대위아, 기가레인, 실리콘웍스, 덕산테코피아를 추천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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