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 해바라기마다, 네가 피어 있었다

입력 2021-06-28 15:40   수정 2021-06-28 15:41


‘옐로우시티(Yellow city).’ 전남 장성군에 가면 노란꽃이 가득하다. 인구 5만 명의 소박한 농촌엔 발길 닿는 곳마다 꽃이 피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황룡강 주변의 청량한 바람을 맞으며 크고 작은 꽃밭을 누벼보자.
○황룡강, 옐로우시티의 모티브
장성에서 꽃 구경을 제대로 하려면 황룡강을 찾아야 한다. 장성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영산강과 만나는 황룡강은 영산강의 여러 지류 가운데 유일하게 ‘강’으로 불린다.

사람들은 구불구불 장성 땅을 지나가는 모습이 한 마리 황룡을 닮았다고 했다. 주변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가온’이라는 누런 용이 강바닥에 숨어 살면서 밤마다 사람으로 둔갑해 사람들을 몰래 돕는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구전된다.

누런 용 이야기는 오늘날 ‘옐로우시티 장성’의 모티브가 됐다. 장성군은 2016년 황룡강에서 착안한 노란색을 도시의 상징색으로 정한 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색채(色彩) 마케팅을 도입했다.
○강변 따라 노란꽃… 100만 명 방문
황룡강에서는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축제가 열린다. 봄 축제의 이름은 ‘洪(홍)길동무 꽃길축제’다. 이름 속에 홍길동이 숨어 있다. 장성은 실존 인물인 홍길동이 살았던 곳이다. 홍길동테마파크(황룡면 아곡리 384)에 가면 복원된 생가와 영상자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을에는 ‘노란꽃잔치’가 열린다. 10억 송이의 가을꽃이 활짝 피어나면서 황룡강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2017~2019년 3년 연속 100만 명 방문을 기록했을 정도다. 장성을 넘어 전남을 대표하는 꽃축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가을에 이어 올봄에도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됐지만, 황룡강의 수려한 풍경은 여전하다. 아름다운 꽃들이 강변을 알록달록 물들여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해바라기 만개… 마음 속 희망도 ‘활짝’
여름철 볼거리로 광대한 해바라기밭을 추천한다. 황룡강 상류 지점인 황미르랜드에 가면 강변을 따라 펼쳐진 100만 송이 해바라기를 볼 수 있다.

장성군이 조성한 해바라기 정원은 황미르랜드 은행나무길에서 시작해 장안교 근방까지 이어진다. 100만 송이에 이르는 해바라기가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강 반대편 둑 쪽을 바라보고 일제히 피었다.

방문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꽃은 해바라기다. 해바라기 외에도 꽃양귀비, 수레국화, 안개초 등 황룡강을 수놓은 아름다운 꽃이 다채롭게 피어나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힐링허브정원 방면에 식재돼 있는 코끼리마늘이 꽃을 피웠다. 둥그런 모양의 보랏빛 꽃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황미르랜드 은행나무길 주변과 서삼장미터널 인근에 피어난 수국도 황룡강 꽃길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해바라기는 부와 희망을 상징하는 꽃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행복을 이뤄내고자 하는 장성군민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의 마음에도 황룡강 여름 해바라기가 힘과 위로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동보 로맨틱한 야경도 ‘인기’
낮 시간 동안 황룡강 꽃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면, 밤에는 로맨틱한 야경을 감상할 차례다. 먼저 황룡강에 설치돼 있는 두 개의 ‘가동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삼장미터널 인근에 설치된 윤슬보는 날개 모양의 구조로 돼 있어 강물이 그 위를 파도치듯 흐른다. 잔잔하던 수면이 윤슬보를 지나면 독특한 파형의 무늬를 만들어낸다. 또 보의 안쪽에는 오색 조명이 설치돼 해질녘이면 낭만 가득한 야경을 볼 수 있다.

문화대교와 황룡행복마을 인근에 설치된 용작보는 물을 모아놓는 기능에 좀 더 충실한 시설물이다. 1.8m 깊이까지 강물을 모을 수 있어 강 풍경을 풍성하게 완성한다. 독특한 물넘이와 조명시설을 갖춰 어둠이 짙어진 이후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 밖에 힐링허브정원과 황미르랜드 연꽃정원, 서삼장미터널 등지에도 색색의 조명이 설치돼 곳곳에서 매력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장성=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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