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솔뫼~신리성지로 이어진 순례길을 걷다

입력 2021-06-28 15:45   수정 2021-06-28 15:46


스페인에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다면 충남 당진에는 버그내 순례길이 있다. 당진 합덕읍에서 삽교천을 따라 이어지는 13.3㎞ 구간으로 2016년 아시아 도시경관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버그내란 천주교인들이 비밀리에 만나던 합덕장과 삽교천의 옛 이름이다. 버그내 순례길의 시작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던 솔뫼성지다. ‘소나무가 뫼를 이루고 있다’고 해서 순우리말로 ‘솔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 코스
솔뫼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탄생지다.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로 손꼽힌다. 솔뫼성지를 지나면 조선시대 3대 방적 중 하나로 세계 관계시설 유산으로 등재된 합덕제와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수리민속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박물관을 지나 시골길을 걷다 보면 두 개의 종탑이 눈길을 끄는 합덕성당이 나온다. 벽돌과 목재를 섞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건축 양식이다. 천주교인이 박해를 받을 때 순교 장소로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합덕성당을 지나 시골 마을을 걷다 보면 성동리 마을 입구에 합덕제 제방 기록을 남긴 중수비와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신앙의 샘 우물’이 있다. 이 지역 첫 순교자였던 원시장 베드로와 사촌인 원시보 야고보가 함께 물을 마시며 신앙을 키우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천주교 박해 때 순교한 이름 없는 순교자의 묘도 볼 수 있다. 묵주가 걸린 십자가를 보면 신앙과 순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마지막 코스로 이동하면 탁 트인 언덕 위에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 신리성지가 나온다. 당진의 대표 명소로 5대 조선교구장 다블뤼 주교가 거처하던 곳이다. 천주교 탄압기에 가장 중요한 교우촌으로 선교사들의 비밀 입국처로 활용됐다. 우리나라 천주교 전파에 큰 영향을 끼친 조선의 카타콤바(로마시대 비밀교회)로 불린다. 너른 잔디 너머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순교미술관이 우뚝 서 있다. 미술관 외에도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돼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충청남도와 당진시는 올해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김대건 신부 탄생(8월 21일) 20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14일부터 22일까지 9일간 당진 솔뫼성지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국제학술심포지엄, 오페라 공연, 버스킹, 기획전시 등이 진행된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이자 고향인 당진 솔뫼성지가 세계적인 천주교 명소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방역수칙을 준수해 안전한 국제행사로 당진의 이미지를 한층 높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철새 날아드는 생태의 보고 난지섬

당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충남에서 유일하게 ‘2021 여름 비대면 안심 관광지’로 선정한 난지섬이 있다. 맑은 물과 고운 모래로 ‘서해 속 동해’로 불리는 난지섬은 반달 모양으로 길게 뻗은 해수욕장, 드넓은 백사장, 방풍림 등 천혜의 풍경을 자랑한다. ‘난초와 지초가 많이 자생한다’고 해서 난지섬으로 이름 붙여진 이 섬은 도비도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가야 한다. 이 섬은 바닷가 모래사장이 발달해 있고 수심이 완만해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육지 해수욕장처럼 북적이지 않은 조용한 섬마을로 바지락 캐기 등 갯벌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가족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해수욕장 인근 갯바위는 전문 낚시꾼들도 찾아오는 바다낚시 명소다.

대난지섬 해안에는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가 서식한다. 갯벌에는 바지락과 굴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검은머리물떼새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 새는 ‘굴새’라 불릴 정도로 굴을 좋아하는 새로 유명하다. 멸종 위기 종인 가시연꽃과 해당화도 자생한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둘레길(9.8㎞)이 조성돼 있다. 대난지도와 소난지도를 연결하는 난지대교가 오는 9월 완공되면 배로 다니던 소난지도와 대난지도를 차량이나 도보로 왕래할 수 있다.

정영환 시 문화관광과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시기에 아름답고 쾌적한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할 수 있는 난지섬은 최고의 비대면 안심 관광지”라며 “난지섬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깨끗하게 여름을 즐길 수 있도록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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