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의 고용과 자금사정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 예정된 금융권 대출 만기 연장 중단(9월말)과 금리인상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소제조업 취업자수는 352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0%(3만7000명) 감소했다. 대기업 제조업 취업자의 경우 7.0%(5만7000명)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소제조업 취업자수는 작년 3월 이후 1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로 중소기업 전체 취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1.8%증가했지만 중소제조업을 비롯해 중소 도·소매업(-3.3%), 중소 숙박·음식점업(-0.2%) 등 업종도 감소했다.
중소 제조업 취업자수는 앞으로 중소기업 성장 가능성에 대한 선행지표 성격도 있다는 점에서 제조업 경쟁력에 좋지 않은 신호라는 분석이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중소제조업은 일자리 창출능력과 국가 부가가치의 핵심산업"이라며 "3만여개 뿌리기업 등 제조업 근간 기술을 가진 곳이 많아 이들의 고용위기는 대기업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체는 56만개로 이 가운데 42%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수탁기업이고, 이들의 대기업 매출 의존도는 83%에 달한다.
중소제조업의 재고 역시 지난 4월 기준 전년 동월대비 2.8%증가해 2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대기업 제조업 재고는 6.3%감소했다. 노민선 중기연 미래전략연구단장은 "판매가 원할하게 되지 않고 재고가 계속 쌓인다는 것은 향후 경기가 꺾였을 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중소제조업의 자금사정지수 역시 악화되고 있다. 중기연에 따르면 5월 중소제조업 자금사정 전망지수(SBHI)는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한 78.5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소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역시 전월대비 3.0포인트 하락한 74.0을 기록했다. 대기업 제조업 BSI는 98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더 많다는 뜻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전문가들은 고용과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중소제조업이 하반기 대출 만기 도래와 금리 인상 등 금융리스크까지 겹칠 경우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위해 지난해 4월부터 130조원에 달하는 대출의 만기 및 이자 상환을 유예해줬다. 오는 10월부터 정상적인 상환이 안될 경우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여러차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중소기업의 이자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중기연에 따르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지난 5월 현재 842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1%(77조6000억원)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같은 기간 2금융권 대출은 28%(60조3000억원) 급증했다.
노민선 단장은 "중소 제조업체의 자금 사정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고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경제정책에서 '소프트랜딩'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소 제조업체의 사업전환 컨설팅을 강화하고 고용유지 조건으로 대출을 보조금 형태로 전환하는 ‘한국형 PPP(급여보호 정책)’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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