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28일 "이번 주중 IPO 일정을 재개하겠다"며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크래프톤에 증권신고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지 9일 만이다.
금감원은 제출된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정정 요구로 청약일 등 증권 발행 관련 전반적 일정이 변경될 수 있어 투자 판단에 참고하라고 금감원은 알렸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크래프톤에 이같은 요구를 한 배경에 대해 공모가를 산정하게 된 구체적 근거를 보다 명확히 제시하라는 취지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에서 기업가치를 35조736억원으로 산정하면서 엔씨소프트·넷마블·액티비전블리자드·넷이즈 등 국내외 게임업체와 함께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도 비교 대상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크래프톤과 이들 기업의 사업구조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출의 65~85%가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과 달리 크래프톤은 매출의 80%를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최근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선보이는 등 IP 경쟁력을 강조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인 바 없다.
다른 기업들의 게임 IP를 활용한 콘텐츠 영역 확장 시도 실패 사례도 있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글로벌 메가 히트작 '월드오브워크래프트' IP를 활용한 영화를 선보였지만 흥행에 참패했다. 최근 캡콤 '몬스터헌터' IP를 이용한 영화도 혹평을 받았다.
크래프톤은 시장의 기대를 등에 업고 주당 공모 희망가를 45만8000원~55만7000원, 공모 예정 금액을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4조6000억원~5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상장할 총 주식수는 5030만4070주로, 공모 희망가 최하단인 45만8000원을 적용하더라도 시가총액이 23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는 기존 게임업계 '빅3'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뛰어넘는 액수로 금감원은 이러한 가치 산정 기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한 셈이다. 정정신고서는 요구한 날로 부터 약 3개월 내 제출해야한다.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