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풀린다" 노도강 6억대 매물 품귀

입력 2021-06-28 17:42   수정 2021-07-06 16:09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과 경기 지역의 6억~7억원대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다음달부터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되자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출의 숨통이 조금 트이자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며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가 8억~9억원대로 ‘키맞추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노도강 6억~7억원 매물 품귀
28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1990년 준공된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3481가구) 전용 49.5㎡는 지난 16일 6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올해 1월 5억원대 후반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중계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주 임장(현지조사)을 온 신혼부부들이 매수한 이 단지 전용 49㎡ 물건만 총 3건”이라며 “모두 최고가 수준인 6억5000만~6억6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상계동 ‘상계주공1’ 전용 71.8㎡는 21일 8억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11월 거래된 기존 최고가 6억55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올랐다.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 전용 49.9㎡도 1일 6억47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창동 B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빨라 매물을 거두는 집주인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신혼부부들이 노도강 등 서울 외곽지역의 구축 아파트 매입에 나선 건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대출 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7월부터 무주택 실수요자의 LTV는 10~20%포인트 확대된다. 소득 등 우대혜택을 충족한 무주택 실수요자가 서울 등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산다면 LTV는 6억원 이하에 60%, 6억~9억원 구간에 50%가 적용된다.

LTV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도 완화됐다. 부부합산 8000만원에서 9000만원, 생애최초는 9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뛰었다. 단 대출 가능한 최대 금액은 4억원으로 묶였다.

이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이 대폭 늘어난 6억~7억원대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계동 K공인 관계자는 “LTV 완화 적용을 받는 기준 시점은 ‘대출 신청일’이기 때문에 미리 매물부터 확보하려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일단 ‘가계약’(정식계약 전 일부 금액을 먼저 납입)부터 맺은 뒤 7월 1일 이후 대출을 신청하겠다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매수세가 몰리면서 노도강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21일 기준)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0.25%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다.
서울 인근 경기에도 매수세
LTV 규제 완화에 따른 구축 아파트 매수 행렬은 경기 광명 등 수도권까지 번졌다. 최근 광명시 하안동 ‘하안주공7단지’ 전용 59㎡는 최근 실거래가가 7억원을 찍었다. 올해 1월만 해도 5억원대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하안동 B공인 관계자는 “기존 매수 대기자가 아닌, 임장을 온 신혼부부가 전용 59㎡ 매물을 7억원에 계약했다”며 “남은 매물은 호가가 7억3000만~7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고 했다. 광명 외 인천, 성남 등에서도 비슷한 매수세가 붙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과열되는 청약 경쟁도 신혼부부에게 부담이다. 올 5월 청약을 접수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809 대 1)을 경신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지만 로또 청약 소식에 신청자가 몰렸다. 지난 17일 1순위 청약을 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당첨 커트라인은 69점에 달했다. 4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을 각각 채워야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대출 가능 최대 금액이 4억원으로 묶인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등도 7월부터 적용되는 만큼 규제 완화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중저가 매물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노도강 등의 6억~7억원대 매물은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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