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프로그램 이젠 다 거기서 거기? NO!
진부한 형식에 지쳐 있는 시청자들에게 시작 전부터 쉴 틈 없이 차별화 카드를 내밀고 있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예고돼 주목을 받고 있다. 예능 명가 MBC와 오디션 대부 한동철이 의기투합한 '방과후 설레임'의 이야기다.
오는 30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방과후 설레임'이 방송 시작 전부터 연일 화제다. 그간 아이돌 그룹을 배출해온 오디션 프로그램이 꾸준히 있었지만, 천편일률적 방식이 반복되면서 '신선함'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하지만 '방과후 설레임'은 벌써부터 방식과 분위기 등에서 눈에 띄는 차별성을 보이며 오디션계의 새 트렌드가 될 것을 기대케 한다는 반응이 따른다.
가장 기대가 모이는 지점은 한동철 PD와 MBC가 이뤄낼 시너지다. 한동철 PD는 현재의 Mnet을 오디션 강자로 만든 장본인이다. 특히 비주류를 주류로 끌어올린 저력에 감탄할 만 하다. 힙합 장르에 대한 장벽이 존재하던 때 그는 '쇼미더머니'를 만들어 이른바 '대박'을 쳤다. 이는 단순히 프로그램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힙합의 대중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경연 및 오디션이라는 소재 안에서도 여러 시도와 도전으로 다채로운 구성을 발굴해낸 한동철 PD다. 그는 '쇼미더머니'는 물론 여성 래퍼들의 경연 프로그램인 '언프리티 랩스타'도 선보여 인기를 얻었고, 이어 '프로듀스 101'을 통해 시청자가 아이돌 멤버를 직접 뽑는다는 콘셉트까지 정착시켰다. 그런 의미에서 '방과후 설레임'은 늘 트렌드를 선도해온 그가 가장 잘 하는 걸 들고 돌아온 셈이다.
목표치도 높다. 글로벌 걸그룹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빌보드 차트인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원자 모집을 시작한 이후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남미 등 전 세계 각국에서 지원자가 폭주했다. 한동철 PD는 "세계관을 갖춘 글로벌 아이돌을 만들어 빌보드 진입이 목표"라며 "믿고 지원해 주는 지원자들에게 감사하다. 열심히 준비해 모두 자신만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성장 스토리가 전해질 것인지에도 기대가 모인다.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적이고 따뜻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기다릴게. 네가 올 때까지", "내 맘을 설레게 한 너, 기다릴게" 등의 도전과 희망, 독려를 담은 말들이 치열한 경쟁보다는 마음 따뜻한 성장 스토리를 담은 '착한 오디션'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MZ세대를 저격한 '방과후 설레임' 입시설명회 영상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입시설명회 콘셉트로 오디션 참여를 신선하고 재치있는 방식으로 독려한 것. 최근 대세 개그우먼으로 떠오른 이은지가 1타 강사로 분해 지원자들에게 깨알 팁들을 전수해 웃음을 안긴다.
한동철 PD의 제작 소신이 십분 반영됐다는 점도 '방과후 설레임'의 기대 포인트다. 한동철 PD는 프로그램 론칭 소식이 알려진 초반 중국 측으로부터 100억 투자 제안을 받았지만 과감히 거절했다. 차이나 머니가 유입되면 제작의 방향성 및 퀄리티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라는 본질 또한 훼손될 수 있음을 감안해 거액의 투자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월드투어와 관련해서도 그는 다수의 제작사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아직 지원자 모집 단계임을 감안했을 때, 이는 한동철 PD와 프로그램의 흥행 여부만으로도 높은 기대치가 반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는 신중을 기하고 있는 중이다. 1차로 공연 제작사를 선별한 한동철 PD는 "공연제작사의 규모나 금액보다는 저희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고민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방과후 설레임'은 오는 11월 첫 방송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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