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5월 실물지표가 발표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 지표 만을 놓고 본다면 실망스럽다. 생산, 투자와 소비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반면에 생산자물가지수는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실물지표 발표와 함께 지수는 반등을 보여주었고 성장주는 2차 전지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신고가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투자자는 경기와 정책 변화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반기 중국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치주가 독야청청하고 성장주가 철저하게 냉대를 받았으나 투자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올라오게 되었다. 6월 이후 경기 흐름은 소비의 회복기조가 이어지는 반면에 인플레이션 부담은 하락하게 될 것이다.
5월 소비는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였으나 서비스 소비지출은 내년 상반기까지 단단한 회복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행과 외식 같은 활동성 소비는 코로나의 안정 여부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선진국에 비해 저조했던 코로나 백신 보급률은 5월 이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백신접종수는 10억 도즈를 돌파하면서 단일국가로는 최대 백신접종 국가로 올라섰다. 이러한 속도대로 진행된다면 정부가 제시한 상반기 40%, 하반기 70% 접종 완료목표 달성은 물론, 집단면역 목표가 3분기 중 조기 달성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에 상반기 주식시장을 억눌렀던 중국발 인플레이션 우려는 고점을 통과하고 있다. 올 들어 선진국의 수요회복 기대가 상승하면서 원자재 가격과 생산자 물가지수가 급등하였는데 5월 PPI는 9.0%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WTI 유가 기저효과 소멸과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원자재 가격 통제 정책 기조를 감안한다면 6월 이후 PPI는 안정세로 돌아서는 것이 자연스럽다. PPI 지표가 안정된다면 중국은 인플레이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반기를 겨냥한 중국 포트폴리오라면 소비 회복과 PPI 인플레이션 하락이라는 디커플링 방향성을 감안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소재주의 비중을 줄이고 수요회복의 수혜그룹인 소비재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PPI 인플레이션 사이클이 고점을 통과하면서 소재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둔화되는 반면에 내년 상반기까지 자동차 부문의 실적 회복속도는 높아질 것이다.
다만, 원자재 시장에서도 선진국 경기회복에 민감한 에너지 업종은 WTI 유가 흐름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지지력이 확보될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 차이나 소비주의 범위는 크게 경기 민감 소비재 구조적인 성장엔진을 구축하고 있는 레저·여행·컨텐츠·플랫폼을 망라하고 있다. 경기 민감섹터에서는 자동차의 실적회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성장형 소비주의 경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플랫폼을 최선호 섹터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반기 중국 주식시장은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나 성장주의 컴백은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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