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카리스마의 캐릭터가 펼쳐 보이는 화려하고 강렬한 액션. 올여름 최고의 화제작 ‘블랙 위도우’(사진)가 오는 7일 스크린을 찾아온다. 마블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개봉 이전부터 반응이 뜨겁다. 30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작품의 사전 예매 관객은 7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고 기록이다. 한산한 극장가를 되살리고, 나아가 어벤져스의 흥행 기록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품은 블랙 위도우의 어린 시절부터 어벤져스가 해체된 이후까지의 행적을 모두 아우른다. 이를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그의 과거사를 전면에 드러낸다. 이야기는 블랙 위도우인 ‘나타샤’가 어린 시절 여동생 옐레나(플로렌스 퓨), 엄마 멜리나(레이철 바이스), 아빠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과 누군가에게 쫓겨 도피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이후 나타샤는 홀로 ‘레드룸’이라는 곳에서 자라게 된다. 레드룸은 어린 여자아이들을 모아 최정예 스파이인 ‘위도우’로 양성하는 곳이다. 나타샤는 레드룸의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고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한 선택과 도전에 나선다.
‘아이언맨 2’부터 나타샤 역을 연기해온 스칼릿 조핸슨은 최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특별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8~24개월에 한 번씩 똑같은 캐릭터를 계속 연기했는데 그때마다 캐릭터가 진화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 히어로만의 특징도 부각된다. 내면의 상처를 간직한 채 지독한 훈련을 받아야 했던 고충과 외로움,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 크게 다쳤던 과거 사건에 대한 죄책감이 그를 짓누른다. 하지만 자신의 나약한 면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히기 시작한다. 조핸슨은 “다른 어벤져스들은 자존심 때문에 나약함을 직시하지 않기도 했는데, 나타샤는 나약함으로부터 강인함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형태의 연대도 시선을 끈다.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자매애, 가족애는 기존 영화들과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다. 작품에선 완전히 다른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한 가족으로 나온다. 때론 과감하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면서도 끈끈한 결속력을 보인다. 나타샤처럼 조종당하는 여성 위도우들과의 따뜻한 연대도 그려진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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