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새 아파트로,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40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실거래됐다. 6월 1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에도 매물이 나오지 않자 추가 상승 기대가 커졌다. 강남북 가리지 않고 최고가를 기록하는 신축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터무니없이 높다던 호가가 실거래가로 바뀌고 있다”며 “집값이 신축을 시작으로 한 단계 레벨업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신축으로 각광받으며 지난해 9월 일반 아파트로는 처음으로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등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시작되면서 전셋값이 급등하자 매매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반포동 A공인 대표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전세를 끼고서라도 일단 사자는 수요가 붙고 있다”며 “아크로리버파크 매수 문의를 하는 3명 중 2명은 갭투자 수요”라고 전했다.
2018년 준공된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는 지난 7일 34억원(21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4월(32억원)보다 2억원 뛰었다. 지난해 9월 입주한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84㎡도 지난 22일 최고가인 29억5000만원에 팔렸다. 전월 21일(26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3억원 뛰었다.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지 않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구에서 압구정동, 삼성동, 청담동 등이 허가제에 묶이는 바람에 매수세가 서초구로 쏠리고 있다는 얘기다.
강남구 대치동의 귀한 신축으로 불리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는 최근 44억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작년 6월 41억7000만원보다 2억3000만원 올랐다. 2018년 입주한 삼성동 삼성센트럴아이파크 전용 103㎡는 지난 16일 35억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2019년 7월(27억5000만원) 대비 7억5000만원 뛴 셈이다.
개포지구에서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106㎡가 39억8000만원, 일원동 래미안개포루체하임 전용 84㎡가 27억원 최고가로 새 주인을 찾았다. 일원동 D공인 관계자는 “최근 원베일리 분양에서 보듯이 청약에 당첨되는 건 로또만큼 어렵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무리해서라도 매수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강북권 새 아파트들도 전용 84㎡가 20억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종로구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84㎡는 최근 19억4500만원에 거래됐고, 성동구 힐스테이트 서울숲리버 전용 84㎡는 1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용가치만으로 값이 매겨지는 전셋값이 지금같이 높은 상황에서는 집값을 잡을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임대차법이 촉발한 전세난 때문에 구조적으로 집값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커뮤니티 등이 잘 갖춰진 신축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구축이 따라 오르기 시작하면 집값 수준이 한 단계 점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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