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사표를 던진 다음 날인 30일 정치권에는 ‘윤석열 출마’ 여진이 이어졌다.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윤 전 총장의 국정 운영 능력과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 요구가 잇따르면서 ‘가시밭길’ 검증을 예고했다. 윤 전 총장은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언론인터뷰에 나서는 등 여론과 본격적인 소통에 나섰다. 각종 논란과 의혹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에 대한 검증 질문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의 ‘X파일’ 관련 인터뷰에 대해 “보지 못했다”며 “챙겨보겠다”고 했다. ‘경제공동체인 부인의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금품 수수 사건에 연루된 이동훈 전 대변인에 대한 질문에서도 그는 “신상에 관한 개인적인 문제이기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 전 대변인은 앞서 윤석열 캠프에 대변인으로 합류했지만 열흘 만인 지난 20일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사퇴했다. 이후에도 ‘이 전 대변인의 금품 수수 연루 의혹을 미리 알고 있었나’ ‘몰랐다는 얘기인가’ 등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윤 전 총장은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고 국회를 빠져나갔다.
그는 국정 운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어느 분이 전문가고, 어떤 분을 통하면 전문가를 찾을 수 있는지, 또 전문가 조력을 받으면 실수 없는 판단을 할 수 있는 경험은 쌓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해서도 공세를 폈다. 대선후보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문재인 대통령 싫어요, 민주당 미워요’만 반복한다면 선택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검증의 목소리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 본인과 가족이 당당한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복당 후 연일 ‘윤석열 때리기’를 이어가는 홍 의원을 향해 “자제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홍 의원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다들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치열한 당내 상호 검증과 자질·도덕성 검증을 다 하고 난 뒤 후보가 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송곳 검증’이 예고된 가운데 그의 입당 문제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에 입당해 당의 도움을 받으며 검증을 이겨내야 한다’는 주장과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한 당 밖 행보를 좀 더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갈리고 있다. 야권 정치인들은 다양한 의견을 윤 전 총장 측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당분간 ‘민생 탐방’을 이어갈 계획이다. 윤 전 총장은 “입당 문제보다는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며 “공정과 상식·법치 위반 행태에 대해 분노하는 분들을 다 만나보고 난 뒤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 문제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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