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마트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 3조4000억원을 들여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재무상태가 악화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S&P는 최근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은 '부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Negative)으로 지정했다.
S&P는 보고서에서 "이마트가 차입과 보유 현금을 활용해 인수자금 대부분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마트의 지난 3년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조 2000억~1조5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부담스러운 규모"라고 평가했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약 3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한국은행의 외국환거래 승인이 완료되는 즉시 주식매매 계약이 이행될 예정이다.
현금 확보를 위해 이마트가 부동산 등 보유자산을 추가로 매각할 것으로도 예상했다. 이마트는 2019년 이후 약 2조원이 넘는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왔다. S&P는 이마트가 2020년 기준 전국 141개 지점의 상당수를 직접 소유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비핵심 자산인 약 1조원 규모 삼성생명 지분도 매각 검토 대상이다.
이마트는 최근 미국 현지 유통기업을 비롯해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과 야구단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재무정책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덕분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22조330억원으로 전년(19조629억원) 대비 15.6%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372억원으로 전년(1507억원)보다 57.4% 늘었다. 지난 1분기에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5조8958억원, 영업이익은 154.4% 증가한 1232억원을 기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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