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다영 "칼 들고 욕했지만…사과문은 구단이 준비"

입력 2021-07-01 09:53   수정 2021-07-01 09:54



학폭 폭로 후 징계를 받았던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일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재영, 이다영은 지난 30일 KBS, SBS 등과 인터뷰에서 "칼을 휘두르며 욕을 한 건 맞지만 목에서 피가 났다는 건 과장된 내용"이라고 억울함을 전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친구들에게 상처가 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미) 사과 후 풀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다영은 "한 번의 사과로 씻겨지진 않겠지만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평생 반성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싶다"면서도 "칼을 들어 목을 찔렀다 이런 건 전혀 없었던 부분이다. 그것(칼)을 들고 욕을 한 것뿐"이라고 억울함을 전했다.

이어 "엄마랑 선수들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고 그 친구한테 '미안하다, 잘못했다'라고 말했다"며 "그 친구도 받아주고 풀었던 일인데 (폭로가) 갑자기 터졌다"고 덧붙였다.

사과문도 본인들이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구단이 사과문을 쓰도록 했고, 문구까지 준비해 그대로 받아적게 했다는 것.

이재영은 "아닌 것에 대해선 분명히 밝히고 싶었지만, 구단은 그렇게 해야 빨리 무마된다고 무조건 사과문을 써야 한다고 했다"며 "구단이 괜히 시끄럽게 하지 말고 회사 이미지를 생각해달라고 했다"고 구단 측의 결정에 반발심을 드러냈다.

이어 "소명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니 구단 말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며 "계속 저희만 망가졌고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진짜 아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여자 배구계 스타였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올해 초 학폭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날 인터뷰에 앞서 이들의 소속팀이었던 흥국생명은 2021-22시즌 V리그 선수 등록에 두 사람의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춘원 흥국생명 구단주는 입장문을 통해 "학교 폭력은 사회에서 근절돼야 할 잘못된 관행으로 구단 선수가 학교 폭력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구단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두 선수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 피해자들과의 원만한 화해를 기대했으나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선수 등록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흥국생명이 두 자매의 선수 등록을 포기하면서 이재영과 이다영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으나 논란을 안고 있는 쌍둥이를 영입할 팀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직접 억울함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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