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KF-21·핵잠수함 노렸나…"국가 사이버테러 비상사태"

입력 2021-07-01 10:31   수정 2021-07-0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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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KAI)·대우조선해양·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이 잇달아 북한으로 추정되는 세력으로부터 해킹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 사이버 테러 비상사태를 선포하라”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국가 주요 기관들도 해킹을 당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북한의 조직적인 방위산업 기술 탈취에 한국이 속수무책이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 의원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AI의 해킹 건은 지난달 14일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인 ‘킴수키(kimsuky)’로부터 해킹당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사건과 유사하다”며 “북한의 해커 조직은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원자력추진잠수함(핵잠) 등 핵심 기술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의 국산 전투기인 KF-21을 제작하는 KAI는 지난달 28일 올 들어 두 차례의 해킹 의심 사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KAI가 해킹당한 정보에 KF-21 설계도면 등 핵심 기술이 대거 포함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KF-21은 당초 2032년까지 120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KAI 외에도 핵잠을 개발하는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이 해킹에 뚫렸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하 의원은 “지난 10일 특정 사건의 북한 해킹 여부에 대한 사실 확인 요구에 국정원이 ‘유사 사례를 포착해 보안 조치했다’고 답변했다”며 “원자력연구원, 대우조선해양, KAI 모두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거나 답변 이후에 발생한 사고였음을 고려하면 또다른 북한 해킹 사고가 있었다는 말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규모 해킹 사태가 외교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 의원은 “내부 사정에 정통한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KAI는 해외 유력 방산 업체와 군사 핵심 기술을 공유하고 있고 업무망도 서로 연결돼 있다”며 “피해가 커지면 동맹국 간의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외교 문제로 번지기 전에 실태 파악과 대응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 공동 사이버 안보 긴급회의를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하 의원은 대통령의 사과와 박 원장에 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총체적 국가 사이버 보안 실패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국가 1급 보안시설의 해킹을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감추기에만 급급한 박지원 국정원장의 책임을 물어 즉각 사퇴시키고 관련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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