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80% 3조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관전 포인트는 이마트와 네이버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이마트가 쿠팡을 제칠 수 있을까다.
4월 이마트는 네이버와 지분 맞교환 이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서정연 연구위원은 “이마트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네이버와의 관계를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판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트 실적이 좋은 추석 즈음에 이마트-이베이코리아-네이버의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16만원 안팎에 머물고 있는 이마트 주가도 이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쓱닷컴이 이베이코리아와 통합한 뒤 재상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 연구위원은 “2018년 쓱닷컴이 해외투자를 받았을 때부터 5년 후 매출 10조원 규모로 키운 뒤 기업공개(IPO)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2020년 기준 쓱닷컴 매출이 3조9000억원에 불과하다”며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에메랄드SPV와 쓱닷컴을 합병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2020년 기준 쓱닷컴(4조원)과 이베이코리아(20조원)의 합산 총거래액(GMV)은 24조원이다. 국내 이커머스 1위 네이버(28조원)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오르며, 쿠팡(28조원)을 3위로 밀어냈다. 하지만 쿠팡이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마트가 쿠팡을 제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서 연구위원은 “쓱닷컴은 비식품(공산품) 부문이 약점이었으나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 인수로 약점을 보완했다”며 “플랫폼 1위인 네이버, 공산품 오픈마켓에 강점이 있는 G마켓, 재고관리와 물류에 강점이 있는 이마트가 ‘삼각편대’를 이뤄 시너지를 낸다면 쿠팡과 경쟁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과 쓱닷컴의 물류 배송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를 포함해 전국 160여개 점포가 있다. 편의점을 포함하면 7000개 점포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다.
서 연구위원은 “물류의 핵심은 당일 배송, 도심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이마트가 전국의 점포를 PP(Pick&Pack)센터로 만든다면 대형 물류센터를 짓지 못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