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3명 죽이고 100억 차지한 70대 女…"주식으로 다 잃어"

입력 2021-07-02 10:39   수정 2021-07-02 15:06



혼자사는 부유층 남성에게 접근해 살해, 유산을 차지해왔던 70대 여성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30일 BBC, CNN 등은 일본 최고재판소가 연쇄살인범 가케히 지사코(74)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가케히 지사코는 "치매 증세로 더이상 소송을 진행할 능력이 없다"면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정 최종형을 확정한 것.

최고재판소 측은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범행 동기에 정상참작의 여지가 없고, 상대방의 신뢰를 이용하여 동일한 범죄를 6년간 4회 반복했다"면서 "피고인이 연로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사형은 피할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가케히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사실혼 관계였던 혼다 사노리와 히오키 미노루, 남편인 가케히 이사오 등 3명을 청산가리를 이용해 살해했다. 4번째 남편스에히로 도시아키 역시 청산가리를 지속적으로 먹이며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스에히로는 청산가리를 소량 섭취해 살아남았으나 시간이 지나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3명의 남편을 살해하고 보험금, 유산을 포함해 10억 엔(한화 약 101억 원)의 재산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 주식 투자 등으로 잃었다.

가케히는 24세에 처음 결혼했고, 1994년 남편이 사망하면서 생활고를 겪었다. 이후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해 '재산이 많고, 자녀가 없는 남성'을 소개 받아 만났다. 가케히가 접근했던 남성은 10여 명으로 알려졌다.

가케히의 연쇄 살인은 3번째 남편이 2013년 12월 사망하면서 발각됐다. 3번째 남편의 시신에서 치사량이 넘는 청산가리가 검출됐기 때문.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혼 관계였던 2명의 남성도 가케히가 살해했다는 혐의가 입증됐다.
가케히는 남편이나 애인이 죽을 때마다 새로운 결혼 상담소에 가입했고, 등록할 때엔 "결혼은 한 번 한 적 있다"고 혼인 경력을 속였다.

재판에서 가케히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 받았다.

가케히는 사형 선고 후 "이미 각오한 일이었다"면서 별도의 이의 제기 등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자신이 치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판결 직전 취재진에게 "무슨 말을 해도 다 알아듣는다"며 "난 치매가 아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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