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담는 것은 액티브 펀드가 아니다. 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성장 가치주를 담아라.”(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주식을 팔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섯 배 오를 수 있는 주식을 50% 수익이 났다고 팔지 말아라.”(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올 상반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국내주식형)과 메리츠자산운용(해외주식형)을 이끄는 수장들은 ‘수익률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설정액 1000억원 이상 운용사 기준)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국내 주식형 부문에서 연초 이후 34.47%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47개 운용사 중 1위다. 2위 타임폴리오자산운용(18.91%)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올 상반기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529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35.57%)의 선전 덕분이다.
이 펀드는 2008년 설정 이후 300%가 넘는 수익을 냈다. 현재 카카오, LG전자우, LS, 현대모비스, 효성티앤씨 등을 담고 있다. 강 회장은 “6개월간의 성과를 갖고 평가하긴 무리가 있지만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은 상반기에 좋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성장가치주를 담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며 “펀드 개수를 크게 늘리지 않고 소수의 펀드를 정성스럽게 운용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메리츠자산운용(18.57%), 한국밸류자산운용(16.17%), 우리자산운용(16.14%) 등도 수익률 상위 5곳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자산운용은 유일하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위권에 남았다.
증시를 이끄는 주도주가 수시로 바뀌는 복잡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운용사 가운데 코스피지수 상승률(14.73%)을 넘어선 운용사는 8곳에 불과했다. DB자산운용(-3.98%), 에셋원자산운용(6.11%),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9.10%) 등은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운용사로 꼽혔다. 대형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10.52%), KB자산운용(10.70%), 삼성자산운용(10.88%) 등도 부진했다. 대형사는 펀드 수가 많아 평균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요인도 작용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18.75%), 유리자산운용(16.58%) 등이 메리츠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 54.35% 수익률을 기록하며 해외주식형 부문에서 1위에 올랐던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꼴찌(-13.60%)로 추락했다. 친환경 관련주가 부진한 영향이다.
개별 펀드 가운데선 베트남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베트남 VN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덕분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 선물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상반기 수익률은 81.97%에 달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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