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는 집회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이날 오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민주노총을 찾았으나 건물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김 총리는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기다리던 민주노총 집행부를 향해 “지금 절박하다. 한 번만 도와달라”고 했으나 민주노총 측은 양경수 위원장과의 면담을 거부하며 총리 일행을 돌려세웠다.
이에 김 총리는 도착 10여 분 만에 자리를 떴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양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집회 개최를 재고해달라”고 재차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지난달 29일 민주노총 지도부와의 첫 간담회에서도 3일 예정된 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김 총리는 “아무리 방역수칙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더라도 전국에서 대규모 인파가 모여들어 함께 함성과 구호를 외치는 것이 지금 이 상황에서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며 “백신 접종으로 일상에 더 가까워지려는 7월, 그 희망의 발걸음을 붙잡는 어떠한 행동도 정부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이와 관련해 “가용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금지된 장소에 집결 자체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집회를 강행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해산 절차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주최자 등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총리의 호소에도 집회를 강행할 태세다. 민주노총은 이날 ‘국무총리의 부적절한 민주노총 방문’이라는 논평을 내고 “감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일터에서의 죽음과 해고, 차별의 불평등 세상”이라며 “이를 호소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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