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이 매출이 발생하는 국가에 법인세를 더 내도록 하는 디지털세 도입 방안이 마련됐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2023년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한국 정부에 내는 세금은 소폭 줄고 외국 정부에 내는 세금은 조금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구글 애플 등에서 세금을 더 거둬들여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함께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은 15%로 정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포괄적이행체계(IF)는 1일 온라인으로 열린 영상총회에서 디지털세(필라1)와 글로벌 최저한세(필라2) 도입 방안에 대해 139개국 중 130개국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낮은 법인세율로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온 아일랜드 등 9개국은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기획재정부는 미국 일본 유럽 한국 등 주요국이 대부분 합의해 2023년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세는 다국적기업이 외국에 고정사업장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매출이 발생한 곳에 세금을 내도록 하는 조세체계다. 일정 금액 이상의 초과이익에 대한 과세 권한을 매출 발생국에 배분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디지털세 부과 대상은 연결 매출 200억유로(약 27조원) 및 이익률 10% 이상의 글로벌 다국적기업으로 정해졌다. 이와 관련, 닛케이아시아는 구글 애플 등 100여 개 기업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익률에 따라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법인세를 최소 15% 이상으로 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는 필라2도 함께 합의됐다. 15% 미만으로 저율 과세하는 국가에서 사업을 하는 법인은 세금 차액을 모회사 소재국 등에 내야 한다.
정정훈 기재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한국의 글로벌 대기업이 대상이 되더라도 이중과세 조정절차가 마련되기 때문에 세 부담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G20 재무장관들은 디지털세 등에 대해 오는 9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논의한다. 10월까지 세부 쟁점 합의를 끌어낸 뒤 2022년 서명하고, 2023년 발효시킨다는 계획이다.
강진규/김리안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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