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경찰의 집회 금지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일 약 1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집회 장소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여의도 일대가 원천 봉쇄됨에 따라 사실상 미신고 기습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서울 도심에 213개 부대를 동원하고 필요하면 차벽과 펜스 등을 사용해 집결을 차단하기로 했다. 임시 검문소 59곳을 3중으로 운영하는 등 경계도 대폭 강화한다.
경찰의 대응 수위는 차벽과 펜스로 보수단체의 광화문광장 진입을 아예 막았던 지난해 개천절 집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교통공사도 상황실을 꾸려 집회 상황을 지켜보며 지하철 출입구 봉쇄, 열차 무정차 통과 등을 검토한다.
민주노총은 중대 재해 근절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전국 노동자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하되 구체적인 장소와 집회 형식은 이날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거듭된 집회 중단 요구에도 강행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만약 집회를 강행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정부의 방역 지침보다 높은 수위의 자체 지침을 준수하며 충분히 안전한 대회를 진행할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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