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은 기다릴 줄 모른다.
A전무는 자신의 일정이 없다. 아침 출근과 동시에 여직원이 들어와 하루 일과에 대해 보고한다. 여직원과의 아침 스케쥴 정리가 끝나기도 무섭게 보고서를 가지고 3팀장이 들어온다.
얻고자 하는 부분과 성과를 듣고 보고서의 전체 내용을 살펴본다.
오탈자는 무시한다고 해도 너무 느슨하다. 3주면 끝날 일을 2달 가까이 진행한다.
악착 같이 일 좀 할 수 없는가 묻는다. 팀장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 듯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
아침부터 무엇을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냐 질책하기도 그렇다.
알았다고 하고 누가 담당하냐 물었다. 김차장이 한다고 한다.
일정을 보니 점심 시간 후20분 정도 여유가 있다. 김차장 13시에 보자는 말을 하고 돌려보낸다.
서차장이 들어온다. 3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주면서 결재해 달라고 한다.
무슨 내용이냐 물으니 첫 장부터 설명한다.
2장까지 설명을 듣다가 이 보고서를 통해 얻고자 하는 성과가 무엇인가 묻는다.
대답이 없다. 보고서를 덮고 10분 후에 다시 들어오라고 했다.
2팀장이 들어와 직원 사고 소식을 전한다. 교통사고가 났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한다.
상태가 어떠냐 물으니 모른다. 연락은 되냐 하니 해보겠다 한다.
화를 참으며 회의 중이라도 알려 달라고 했다. 서차장이 들어왔다. 장황하게 이야기한다.
서차장 보고서 놓고 가고, 내일 점심 어떻냐 물었다.
하루 종일 보고를 받고, 회의를 주관하고, 주어진 일 처리를 한다. A전무는 시간이 소중한데 악착 같지 않게 일하거나, 시간을 뺏는 일을 싫어하는 정도가 아닌 화가 난다.
주간 업무 회의 시, 좀 더 악착 같지 일하라고 한 후 보고요령에 대해 설명한다.
3분 안에 모든 것을 걸어라.
사람이 어떤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3분이라고 한다.
3분이 지나면 주위가 산만해지고 여러 생각으로 집중하기 쉽지 않다.
3분 안에 모든 것을 걸기 위해서는 2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하나는 상대의 특징을 명확하게 아는 것이다.
상대가 어떤 성격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언행을 선호하는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가능한 상대가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중요한 보고를 하는 것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하나는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이다.
결론이 여러가지이면, 이 사안에 대해 4가지 결론이 있습니다.
하나, 둘, 셋, 넷의 형태로 보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고서 첫 페이지부터 설명하는 직원보다는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며, 성과가 무엇인가 명확하게 설명하고 과정을 말하는 직원이 인정받는다.
30페이지 보고서라 해도 3분 이내에 설명을 해서 마음 속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장황한 과정이나 절차 설명은 불가능하다. 결론을 강력하게 말해야 한다.
CEO나 경영자 중에는 즉석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처음 듣는 순간, 이 일을 왜 해야 하며, 성과가 무엇인가 파악한다.
얻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고 성과가 예상된다면 주저할 CEO와 경영자는 없다.
3분이라는 시간 안에 이 점에 집중하여 CEO와 경영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승인 사인은 곧바로 내려진다.
30페이지 보고서를 전부 다 꼼꼼히 읽고 결재하는 경영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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