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군 수송기가 4일 필리핀 남부 술루주(州) 홀로 섬에 추락해 탑승자 96명 중 최소 45명이 숨졌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필리핀 군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C-130H 수송기가 홀로 섬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산악 지역인 파티쿨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은 추락한 수송기에는 조종사 3명과 승무원 5명을 포함해 모두 9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비행기에 탑승했던 군인 중 사망자는 42명이며,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도 계속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락 현장 부근에 있던 민간인 3명도 목숨을 잃었다.
생존한 군인들은 비행기가 지면에 충돌하기 직전에 기내 밖으로 뛰어내렸고 이로 인해 폭발을 피할 수 있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시릴리토 소베자나 필리핀 군 합참의장은 "매우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며 "조종사가 활주로를 찾지 못했고 수송기를 통제하지 못해 결국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정확한 추락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수송기가 공격을 받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군 대변인은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에 따르면 추락한 수송기가 착륙을 시도하던 공항은 필리핀 내 다른 공항들에 비해 활주로가 짧아서 착륙이 어려운 곳이다.
탑승했던 군인들은 최근 기본 군사훈련을 마치고 이슬람 반군이 활동하는 지역에 투입되기 위해 남부 민다나오섬 카가얀데오로시에서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홀로 섬의 산악 지역에서는 필리핀 정부군과 이슬람 반군 아부 사야프가 교전 중이다.
필리핀은 미국과는 별도로 아부 사야프를 폭탄 테러 및 몸값을 노린 납치를 자행하는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소탕 작전을 벌여왔다.
한편 지난달에도 필리핀 군의 블랙호크 헬기가 마닐라 북쪽의 사격장에서 진행된 야간 훈련 도중 추락해 탑승자 6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에 발생했다. 항공안전네트워크(ASN)에 따르면 1993년에도 필리핀 공군이 보유한 C-130 수송기가 추락해 30명이 숨졌다.
이번에 추락한 C-130H 수송기는 필리핀 정부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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