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제네시스…대한민국 간판 브랜드 거침없이 해외로

입력 2021-07-05 15:35   수정 2021-07-05 15:36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단순히 해외 판매량을 늘리는 수준이 아니다.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 더 공을 들이고 있고, 지금까지 넘보지 못했던 지역이나 시장을 거침없이 공략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을 뒤흔드는 ‘키 플레이어’로 자리잡은 기업들도 있다. 산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기회 삼아 더욱 공격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럭셔리 시장 노리는 삼성·현대차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기아는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에 힘을 쏟는다. 삼성전자는 2019년 ‘비스포크 냉장고’를 시작으로 다양한 맞춤형 가전제품을 내놓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비스포크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비스포크 오븐레인지와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비스포크 에어드레서와 공기청정기 등도 나온다. 유럽에서도 전자레인지와 식기세척기, 에어드레서 등 다양한 비스포크 라인업을 연내 내놓는다. 동남아시아에도 비스포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유럽과 중국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없애고, 고급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위상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올여름 독일 영국 스위스 등 유럽 각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대형 세단 G80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를 앞세운다. 이후 중형 세단 G70와 중형 SUV인 GV70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 전략 차종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전기차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브랜드 입지를 다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 스튜디오를 열고, G80와 GV80를 출시했다.
미래 화두 선점 나선 SK·LG
SK그룹의 최근 화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해외 투자 여부도 ESG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환경 분야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게 대표적이다.

SK㈜는 최근 미국 모놀리스의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 이 업체는 청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청록수소는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고온 반응기에 주입해 수소와 고체탄소로 분해한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아 친환경 수소로 분류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공정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와 SK E&S는 올해 초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수소 전문기업 미국 플러그파워 지분 약 10%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 분해 기술을 가진 미국 기업 루프인더스트리에 약 63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오염된 페트병이나 전량 소각이 불가피한 폴리에스터 폐섬유를 저온에서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LG전자도 ‘친환경’이라는 미래 화두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지난 1일 정식 출범했다. 신설법인 지분의 51%는 LG전자가 갖고 있다. 초대 최고경영자(CEO)는 정원석 LG전자 VS사업본부 그린사업담당 상무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인버터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만든 이후 꾸준하게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기술, 대량 생산 노하우와 마그나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 및 설계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3년 합작법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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