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5일 호주 시드니 인근 해상에서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퍼시픽 뱅가드 연합훈련에 4400t급 한국형 구축함 왕건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200여명의 승조원이 승선한 왕건함에는 대잠수함 헬기 1대와 고속단정 3척 등이 탑재된다.
퍼시픽 뱅가드는 미국 해군 7함대가 주관하는 다자 연합훈련으로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하다. 올해 훈련에는 한국을 비롯해 쿼드(4개국 안보협의체) 가입국 중 인도를 제외한 미국·호주·일본이 모두 참가해 자유 공방전, 대잠수함 작전, 해상기동군수훈련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우리 군은 연합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2019년부터 매년 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를 겨냥해 실시하는 훈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군은 선을 그었지만 한국의 군사적 차원의 대중(對中) 견제 노선 참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퍼시픽 뱅가드 훈련이 열리는 곳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서는 탤리스먼 세이버 훈련이 열리고 있다. 다음달 초까지 열리는 이 훈련에 한국은 이 달 중순께 올해 처음으로 참여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특정국 견제 목적이 아니다”라면서도 “연합 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올해 최초로 참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훈련 역시 인도를 제외한 모든 쿼드 가입국과 영국을 제외한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첩보동맹)의 모든 회원국이 참가하는 만큼 핵심 중국 견제 훈련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공동성명에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문구들이 대거 포함됐단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이 정부 입장의 변곡점이 됐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한국이 처음으로 참가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노골적인 반중(反中)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야외기동훈련 없이 대폭 축소돼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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