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은 코미디였다"…극한의 공포영화가 온다

입력 2021-07-05 17:10   수정 2021-07-16 13:18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씻어줄 오컬트 명작들이 잇달아 개봉한다. 오컬트는 미스터리한 초현실적 현상을 다루는 장르로, 공포 영화의 한 부류에 해당한다. 국내에선 ‘검은 사제들’(2015), ‘곡성’(2016), ‘사바하’(2019)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요 장르로 자리 잡았다. 올여름에도 오컬트 명작들이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팽팽한 흥행 대결을 펼친다.
“‘랑종’에 비하면 ‘곡성’은 코미디”
가장 화제를 모으는 작품은 오는 14일 개봉하는 ‘랑종’이다. 한국과 태국 글로벌 합작 프로젝트로 완성한 작품이다. ‘추격자’ ‘황해’ ‘곡성’을 만든 나홍진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아 기획·제작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연출은 영화 ‘셔터’를 만든 태국 출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맡았다.

‘랑종’은 ‘무당’이란 뜻이다. 태국의 한 산골 마을에서 신내림을 대물림하는 무당 ‘님’(싸와니 우툼마 분) 가문의 이야기를 석 달 동안 기록하는 가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전개된다. 조상신인 바얀을 모시는 무당 님 가문 사람들은 관객들을 극한의 공포로 몰아넣는다. 무당 님은 어느 날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 분)에게 발현된 이상 증세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밍은 과감하고 기이한 행동을 이어가며 섬뜩함을 자아낸다. 나 프로듀서가 “랑종에 비하면 곡성은 코미디”라고 말했을 정도로 오싹하다.

근친상간, 존속살해 등 온갖 금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때문에 개봉 이후 논란도 예상된다. 나 프로듀서는 “오히려 제가 감독님께 수위를 좀 낮춰보자고 제안했다”고 했지만 피산다나쿤 감독은 “영화에 필요 없는 선정적인 장면은 절대 넣지 않았고, 수위 또한 영화에 맞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깨달음 주는 오컬트 ‘제8일의 밤’
지난 2일 세계 190개국에 공개된 넷플릭스의 ‘제8일의 밤’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공개 직후 한국 넷플릭스에서 2위에 올랐다. 신인 김태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승려를 퇴마사로 내세운 점이 독특하다. 전직 승려 진수(이성민 분)는 세상에서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을 막기 위해 동자승 청석(남다름 분), 강력계 형사 호태(박해준 분), 정체 모를 소녀 애란(김유정 분)과 함께 8일간 사투를 벌인다.

제목의 숫자 ‘8’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김 감독은 “한정된 8일의 시간 동안 인물들이 운명대로 마지막 8일에 다가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숫자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의 밤, 즉 지옥이란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려를 내세운 만큼 세계관도 특이하다. 금강경 32장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이성민은 “봉인된 것들이 사실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고통, 즉 번뇌인 것 같다”며 “흔히 오컬트 영화는 퇴마를 하면서 끝나는데 이 영화는 그뿐 아니라 깨달음을 크게 준다”고 강조했다.
새 캐릭터로 재탄생한 ‘방법: 재차의’
영화 ‘부산행’ ‘반도’ 등을 만든 연상호 감독이 직접 극본을 쓴 tvN 드라마 ‘방법’도 영화 ‘방법: 재차의’로 재탄생해 관객들을 찾아온다. 영화에서도 연 감독이 각본을 맡았고, 드라마를 만든 김용완 감독이 그대로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드라마의 세계관을 좀 더 확장했다. 드라마에 활용된 ‘방법’과 ‘방법사’ 등 주요 요소와 캐릭터는 그대로 유지한다. 영화는 이를 바탕으로 ‘재차의’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재차의는 한국 전통 설화에 등장하는 요괴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누군가의 저주나 조종으로 움직이는 시체를 뜻한다. 드라마와 동일하게 기이한 연쇄살인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 진희 역에 배우 엄지원이, 죽음의 저주를 거는 방법사 소진 역에 정지소가 캐스팅됐다. 개봉은 오는 28일.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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