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하반기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네이버·카카오 등을 통한 '잔여백신 알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에는 잔여백신뿐 아니라 '노쇼' 물량까지 사라지면서 사실상 잔여백신 알림이 안 왔다면 하반기 접종 시작 이후엔 백신 교차 접종,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적극 백신을 맞으려는 분위기 탓에 잔여백신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5일 기준 화이자 잔여 백신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신속 예약자는 2052명이었다. 하반기 백신 접종이 재개되면서 네이버·카카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화이자 잔여백신 신청이 가능해졌지만, 의료계에선 다시 확산하는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상황과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각 병원마다 잔여백신 신청자가 줄을 서 잔여백신이 곧바로 소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서구 소재 한 병원은 "화이자 백신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큰 상황이라 잔여 백신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교차 접종에 대한 불안감도 거의 없어 전화든 방문이든 먼저 예약을 한 사람들 위주로 잔여백신이 소진되고 있다. 잔여백신이 거의 안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화이자 잔여백신이 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앞서 진행된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보다 소진 속도가 빠른 점도 영향을 끼쳤다.
화이자 잔여백신에 도전한 네티즌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때보다 경쟁률이 훨씬 센 느낌이다", "아주 가끔씩 화이자 잔여백신 알림이 오긴 하지만 곧바로 소진된다", "잔여백신 알림이 떠서 클릭했더니 곧바로 마감이었다", "화이자 잔여백신 성공한 사람들이 있기나 한가. 알림 자체도 울리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 때문에 예약이 안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반응도 감지됐다. 네이버는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꼼수 예약 논란이 일었던 PC 잔여백신 예약 시스템에 차단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당초 네이버는 매크로 프로그램 예약률이 미미한 만큼 기존 방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나 일부 기술적 조처를 취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네이버는 "앞서 공개된 매크로 프로그램을 분석해 패턴을 파악했다. 이같은 패턴을 보이는 프로그램은 예약 단계에 실질적으로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앞으로 화이자 백신 잔여분이 일반인에게 점진적으로 풀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향후 사전 예약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새 바이알(병)을 개봉할 수 있도록 지침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한구과 이스라엘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교환 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화이자 잔여백신 물량이 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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