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율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7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하는 IP(지식재산)전략포럼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다. 이번 행사는 ‘미국-중국 기술패권 시대, 한국의 IP 전략 및 방향’을 주제로 열린다.
최 교수는 “미·중 패권 경쟁, 코로나19 등 국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글로벌공급망(GVC)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부장’ 산업은 반도체, 기계, 전기전자 등 국가 주력 산업의 근간이지만 핵심 기술과 GVC 확보, 시장 점유율 모든 면에서 열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부장 국산화 수요가 높은 대기업과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연결해 판로 개척을 유도하는 ‘소부장 상생모델’을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소부장 산업 경쟁력은 특허 확보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허 보유 창업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성공률이 두 배 이상 높고, 최초 특허 등록 후 5년간 매출이 평균적으로 80%가량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스타트업은 IP를 당장의 비용으로 인식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중소기업사업화본부 부장은 “기술패권 경쟁은 지식재산권 패권 경쟁과 같은 말”이라며 “혁신을 이끌어내는 수단이자, 동시에 결과가 바로 지식재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과 공공연구소의 저비용·저품질 R&D(연구개발)를 탈피하기 위해선 IP 권리화를 전담하는 조직을 두고 기업 등 외부와의 협력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재수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단순한 특허 수는 의미가 없고, 상대방이 회피할 수 없는 원천특허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 연구소와 대학은 양적 출원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유행을 좇는 ‘미투’ 연구로는 임팩트 있는 특허를 창출할 수 없다”며 “원천특허 확보를 위해선 기초과학 분야 R&D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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