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1월 이후 LG전자 주가는 주춤했다. 백신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집콕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LG전자의 가장 큰 매력은 실적이다. 매 분기 2000억~3000억원씩 적자를 내던 스마트폰 사업(MC사업본부)을 정리하면서 2분기부터는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LG전자가 2분기 1조122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4954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기록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24만원으로 제시하며 “LG전자가 분기 평균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체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7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2009년 2분기 달성한 2분기 최대 기록(1조2438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해외여행이 시작되면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면서 재화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북미 지역 경쟁사인 월풀이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높은 저축률과 보조금의 힘으로 구매력이 높아져 OLED TV를 포함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C사업본부 사업 종료 이후 애플과 LG전자의 동맹도 강화되고 있다. LG전자 베스트샵에서 애플 스마트폰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애플은 LG전자 중고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아이폰으로 교체하려는 고객에게 추가 보상을 해 주는 보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전장 사업을 하는 VS사업본부는 오는 4분기 사상 첫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했으나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로 조업이 중단되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마트폰 리스크 해소와 자동차 부품 사업 턴어라운드에 따른 기업 가치 재평가 스토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LG그룹은 전장 사업을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LG전자·LG마그나·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계열사가 협업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생태계 형성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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