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위원장은 6일 서울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금융정책 평가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금융 기조의 변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가 도처에서 감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75조원+α라는 역대급 규모의 두터운 방화벽(금융지원 대책)을 구축해 시장에 팽배한 공포감과 불안을 잠재우고자 했고, 금융권도 만기 연장·이자 상환유예 지원에 나서는 등 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했다”며 “금융 시스템이 빠르게 안정됐고 자영업자·중소기업도 유동성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위기 대응 과정에서 가파르게 증가한 민간부채, 빠르게 상승한 자산가격은 글로벌 긴축과 맞물려 또 다른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경제 부문 간 회복 속도의 격차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균적인 경제지표에 가려지는 취약 부문의 어려움을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은 위원장은 심포지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라임 펀드 사태에 관한 금융위의 최종 제재 일정을 묻는 말에 “금융감독원 징계 취소 행정소송 1심 결과를 살펴본 뒤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손 회장에게 연임을 제한하는 문책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손 회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고 다음달 20일 1심 판결이 예정돼 있다.
금감원 제재심은 지난 4월 라임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징계안은 금융위를 거쳐 확정된다. 은 위원장의 발언은 DLF 사태에 대한 법원 판결을 지켜보고 라임 펀드와 관련한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하겠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라임과 DLF 사태 모두 최고경영자가 금융상품 판매에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관한 ‘내부통제 의무’로 쟁점이 같다”며 “금감원 제재 수준에 논란이 있었던 만큼 최종 징계안은 법원 판단을 반영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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