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대로 올라섰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건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1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發)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45명이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 이상을 기록한 건 1월 3일 후 처음이다. 전체 확진자의 85.2%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나왔다. 특히 서울 확진자 수는 오후 9시 기준 568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전날 746명이던 확진자가 하루 새 1000명대로 급증한 것은 최근 국내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영향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50.1%를 기록했다. 변이 검출률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일부를 무작위로 추출, 유전자 분석을 해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비율이다. 직전 주까지 줄곧 30%대에 머물던 변이 검출률이 1주일 만에 50%대로 높아진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 중에서는 델타 변이의 확산 속도가 단연 압도적이다. 지난달 26일까지 델타 변이 누적 확진자는 263명이었지만 1주일 새 461명으로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국발 알파 변이 확진자는 2075명에서 2243명으로 8% 늘었다.
변이 바이러스는 젊은 층이 자주 이용하는 클럽·주점 등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분석이다. 6월 이후 발생한 주점·클럽 관련 집단감염 사례는 21건이다. 확진자만 561명에 달한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앞두고 방역 긴장감이 많이 느슨해진 결과”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하루 확진자 1500~2000명대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수가 3차 대유행과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수도권에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될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한 주 동안 수도권에서 발생한 환자는 하루평균 585명이다. 이미 새 거리두기 개편안 3단계 기준을 뛰어넘었다. 정부는 7일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확산세 주도' 2030…서울시, 우선접종 검토
현재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는 20~30대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수도권 방역 특별점검회의에서 “활동 반경이 넓고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 더 많은 백신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다른 지역과 달리 유동인구가 많아 밀접·밀집·밀폐의 ‘3밀’ 환경을 가진 다중이용시설이 많다”며 “젊은 층에 빨리 백신을 맞힐 수 있다면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 거주하는 젊은 층의 접종 시기가 8월 말 이전으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예방접종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국과의 ‘백신 스와프(교환)’에 나섰다.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이스라엘에서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35만 명분)을 먼저 받고 9~11월 반환하는 교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스와프를 통해 조기 공급받는 화이자 백신은 7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13일부터 서울·경기 지방자치단체 자율접종에 활용된다. 각 지자체는 운수종사자, 환경미화원 등 사람 간 접촉이 많은 직군을 선정해 접종할 예정이다. 이달 28일로 예정돼 있던 어린이집·유치원 및 초등학교 1, 2학년 교직원 등의 접종 일정도 13일로 앞당겨졌다.
방역도 강화된다. 8일부터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명부 작성, 이용인원 및 영업시간 준수 등 방역수칙을 어긴 사업장에는 즉시 열흘간 영업을 정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다. 서울시도 6일부터 공원과 한강변 등에서 오후 10시 이후 야외 음주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선아/정지은 기자 sun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