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부럽지 않다"…베트남펀드 상반기 평균 수익률 33%

입력 2021-07-06 15:19   수정 2021-07-06 15:20


베트남 증시가 내달리고 있다. 올 들어 숱하게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호찌민증권거래소의 대표 지수인 VN지수는 지난 2일 1420선을 돌파했다. 지난달 28일 사상 처음으로 1400선을 넘긴 지 나흘 만의 일이다. ‘강제 장투(장기투자)’의 대명사이던 베트남 펀드는 올 상반기 평균 수익률이 30%를 웃돈다. 어떤 베트남 펀드가 얼마나 올랐을까.
VN지수 1420선 돌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22개 공모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3.75%에 달한다. 지역별로 따졌을 때 단연 1위다. 중국권(26.61%) 북미(14.45%) 등을 모두 제쳤다.

베트남 증시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VN지수는 1420.27로 거래를 마쳤다. 1420선을 넘긴 건 베트남 증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작년 3월 696까지 추락했던 걸 감안하면 올 들어 두 배 이상 올랐다.

한국과 비슷하게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견인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 기회를 잡았다. 부동산 규제로 인해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향했다. 한국의 ‘동학개미’처럼 베트남에서도 초보 개인투자자를 일컫는 ‘F0’라는 신조어가 있다. 베트남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를 감염 경로에 따라 ‘F+숫자’로 분류하는 것을 본떠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1억 명이 넘는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70%에 달하는 젊은 경제 구조로 베트남 시장 자체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투자은행 HSBC는 올초 베트남을 ‘올해의 유망 투자지역’ 중 하나로 꼽았다.
수익률 80% 넘기도
22개 국내 베트남 공모펀드 중 상반기 수익률이 가장 좋은 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블룸버그 VN30 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올 상반기 수익률이 81.97%에 달한다. 작년 11월에 설정했는데 설정 이후 수익률은 121.97%다.

뒤이어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아문디 베트남 레버리지’ 펀드는 이 기간 69.3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VN30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선물 등에 투자해 VN30지수 하루 등락률의 1.5배를 추구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UH)’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베트남 VN30 ETF’는 상반기 각각 51.14%, 49.33%의 수익을 올렸다.

현지 ETF인 다이아몬드ETF도 대표 상품이다. 베트남 우량주 중 규제산업으로 개별 종목 매수가 어려운 종목을 추린 다이아몬드지수를 추종한다.

베트남 증시는 개별 종목보다는 상대적으로 펀드 투자가 유리한 전략으로 꼽힌다. 베트남 정부는 보험, 은행 등 기간산업에 해당하는 종목의 외국인 보유 비중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량주로 꼽히는 종목은 대부분 이 한도가 찬 상태다. 이 경우 증권사를 통해 웃돈을 주고 매수해야 한다.
차익 실현 많아진 것은 변수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베트남 수출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베트남 주식시장의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증시 급등으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상반기 국내 베트남 펀드에서는 7463억원이 빠져나갔다. 2017~2018년 베트남 펀드 붐이 일 때 유입됐던 자금이 지지부진한 수익률에 물려 있다가 올 들어 환매를 통해 유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올라가면서 베트남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 투자 난도를 높인다.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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