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미국 전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가 현지에서 신차 대비 중고차 가격이 가장 비싼 차량으로 나타났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몰리면서 신차보다 3564달러(약 400만원) 비싼 가격에도 중고차 ‘구매 러시’가 잇따르고 있다.
6일 미 자동차 판매사이트 아이씨카스에 따르면 2019년~2020년 모델 중 지난달 신차보다 비싸게 팔리는 차종은 16개다. 그 중 텔루라이드는 신차 가격(4만4166달러)보다 중고차가 8.1% 비싼 4만7730달러에 팔리고 있다. GMC 시에라 1500(6.4%), 도요타 타코마(5.2%),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4.1%) 등이 텔루라이드의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 펠리세이드는 2.9%로 9위, 기아 리오는 0.8%로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16개 차종 대부분 SUV 또는 픽업 트럭이다.
아이씨카스가 47만대의 신차와 중고차 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중고차 평균값은 신차보다 3.1% 낮았다. 지난해 11월(10.8%)보다 중고차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중고차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미국에서 텔루라이드의 중고가 상승폭이 가장 큰 것이다.
아이씨카스는 “2019년 1월 출시한 텔루라이드는 2년이 지났지만 중고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며 “신차를 기다리기보다 빨리 차를 타고 싶은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리점에서 살 수 있는 텔루라이드 신차 가격이 기아에서 정한 권장소비자가격(MSRP)보다 5000달러 이상 비싼 점도 중고차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지난달 16일 2022년형 텔루라이드(사진)가 출시됐음에도 이전 모델에 대한 구매가 이어지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평가다.
텔루라이드의 인기 요인은 동급 차량 대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4만5438대 팔려 지난해 상반기(2만5376?대)보다 79.0% 급증했다. 기아 리오(국내명 프라이드)도 1만7472달러(중고가)의 저렴한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은 준중형 세단으로 수요가 많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중고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마켓워치는 2017년 쏘나타를 구매한 애덤 샤키(29)의 사례를 들어 “쏘나타 중고가 상승세가 대표적인 투자자산인 비트코인,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주가 변동폭 등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쏘나타 중고차 가격은 올해 초 1만2700달러였지만 지금은 1만8600달러로 46% 상승했다. 2017년 구입했던 신차 가격의 절반 이상으로 올라온 셈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