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확정되면서 세간의 관심은 온통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으로 쏠렸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속칭 ‘김부선’이라고 이름지어진 김포와 부천간의 노선이 서울도심의 어디로 연결되느냐, 용산으로 이어지는 계획은 합리적인가, 추후 변경될 가능성이 있느냐 등이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매우 중요한 사안같기도 합니다.
막상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신규사업목록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사안이 부각되지 않습니다. ‘운영효율성 제고사업’과 ’주요 거점 간 고속연결 사업‘이 더 우선순위인 것은 물론 ’부수도권 광역철도 확대사업‘보다도 뒤에 위치합니다. 사실 GTX-D는 ’수도권 교통혼잡 해소사업‘에 포함된 15개 사업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요? 이번 계획의 핵심은 지방의 광역철도망 확충을 통해 철도로 1시간 내에 인접도시를 오갈 수 있는 광역경제권을 조성하는데 있습니다. 지역균형발전과 함께 메가시티라는 개념도 여기서 더욱 현실화됩니다.
참고로 메가시티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 생활이 가능한 대도시권,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도시입니다다. 하지만 지방에서 넓은 권역을 하나로 묶어 메가시티를 충족하는 인구규모 등을 채우더라도 물리적인 거리는 여전합니다. 바로 여기서 광역교통망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는 수단이 되어 메가시티로서의 기능을 가능케 합니다.
지금도 지방의 인구가 많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광역지자체(도)의 전체 인구가 수도권에 위치한 도시 2개보다 적은 곳도 여럿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의 인구편중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지역이 점차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지방의 광역교통망이 갖춰진다면, 지금보다 적은 인구가 동일한 면적(지역)에 분산되더라도 광역경제권, 광역생활권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교과서적인 국토관리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모습입니다.
더구나 우리 사회에서는 순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럽 등지의 선진국 사례를 보면 인구가 감소할수록 대도시로의 인구집중은 심화됩니다. 고령인구는 병원 등의 기반시설 접근성, 젊은 연령층은 일자리 등이 필요하기에 그렇습니다. 때문에 메가시티와 지역적인 광역교통망의 필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인지하고 사회의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되더라도 에비타당성 조사와 실시설계, 착공을 거쳐 개통까지는 20여년을 잡아도 무리가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는 일부 사안이 아닌, 4차 국가철도망 계획의 본질에 집중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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