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이 베타 변이 감염자 2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7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홍콩 재판부는 코로나19 관련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인도 국적 사예드 모하마드 리즈비(30)와 그의 여자친구 필리핀 국적 빅토리아 마리 알카이데 과디즈(31)에게 각각 징역 3개월과 20일의 실형을 내렸다.
두바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리즈비는 지난 3월 19일 홍콩에 입국했고 자가격리 기간인 21일을 모두 마쳤다. 그러나 이후 4월 16일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특히 그는 홍콩에서 발생한 첫 베타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며칠 뒤 그의 여자친구 과디즈도 베타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두 사람은 각각 확진 판정 전 혼자 지냈고, 모임은 물론이고 외부 식당도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두 사람은 연인 관계라는 사실마저 숨기고 서로를 모른 척 했다. 그러는 도중 베타 변이 확진자가 추가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현지 보건 당국이 이들의 신용 카드 내역을 조사하면서 거짓 증언이 들통났다. 두 사람은 4월 10일부터 사흘 동안 란타우섬 퉁청, 완차이, 삼수이포 등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모임에 참석했으며 퉁청 지역에서는 아울렛 쇼핑, 레스토랑 식사, 유명 호텔에서 휴식 등 까지 했다.
실제 완차이에서 열린 모임에서 접촉한 가사 도우미 세명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들의 거짓 증언이 탄로나기 전까지 이 도우미들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로 분류되어있었다.
이들 커플은 보건 당국의 끈질긴 추궁에도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결국 과디즈가 먼저 혐의를 인정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판사는 "두 사람의 거짓말이 도시 전체에 베타 변이 확산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진실을 밝힐 기회가 있었지만 과디즈가 혐의를 인정할 때까지 부인해 왔다. 거짓말로 보건 당국은 밀접 접촉자를 추적할 수 있는 16일이 넘는 시간을 낭비했고, 이는 지역사회 내 보이지 않는 감염자에 대한 시민의 불안을 야기시켰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홍콩은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방역 모범국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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