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로젠은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DEB)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 2일 일본에서 임상 3상 첫 투약을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임상 3상에 참여하는 환자는 6명이며, 연내 전체 환자 모집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인구 1만7000명당 1명에게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전 세계에 50만 명 정도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환자 수는 400명 내외다.
DEB의 원인으론 콜라겐 관련 유전자에 생긴 돌연변이가 꼽힌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진피와 표피층이 분리돼 전신에 수포(물집)가 생기고, 환자는 평생 통증과 가려움을 겪는다. 지금까지 승인된 치료제는 없으며 대증요법 등으로만 치료해왔다. 드레싱과 특수 붕대 구매 등으로 지출하는 상처관리 용품 비용만 한 달에 8만4000달러(약 9484만원)에 이른다.
안트로젠은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피부 괴사를 막고 재생을 돕는 ALLO-ASC-시트를 DEB 환자들에게 적용했다. ALLO-ASC-시트는 파스 형태의 줄기세포 치료제다. 안에 든 지방유래줄기세포가 환자의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피부 재생을 촉진한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치료제 안에 든 줄기세포가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들의 상처를 치료하듯 DEB 환자들의 표피와 진피 사이 연결고리를 회복시켜 수포 형성을 막는다”며 “임상 2상에서 일시적이지만 완치된 환자들도 나왔다”고 말했다. 가로 세로 5㎝ 크기인 파스 모양의 ALLO-ASC-시트에는 지방유래줄기세포 100만 개가 들었다.
안트로젠은 일본에서 DEB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결과로 미국 임상 1상을 면제받았다. 이른 시일 안에 미국에서도 임상 2상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DEB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임상시험은 안트로젠의 ALLO-ASC-시트를 포함해 14개 임상이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됐다. DEB가 유전자에 일어난 돌연변이 때문에 생긴 질환인 만큼 유전자치료제를 활용해 완치를 노리는 임상시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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