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30대 인구는 1352만여 명(26.16%)으로 10년 전보다 150만 명 줄고, 50~60대는 1559만2129명(30.17%)으로 385만 명 늘었다. 한쪽이 줄어드는 동안 다른 쪽이 급격하게 늘면서 인구 격차가 500만 명으로 벌어졌다.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50대로 859만여 명에 이른다. 60대도 700만 명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20대(674만여 명)와 30대(677만여 명)를 추월했다. 숫자로만 봐도 5060이 최대 ‘인구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6·25 이후의 베이비 붐 세대인 이들은 정치·사회적 영향력까지 크다.
이들은 경제적 궁핍과 정치적 불안 속에서 자라 개인보다 집단을 중시하는 성향을 지녔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 사회로 바뀌는 과정도 함께 겪었다. 그런 만큼 자부심이 강하고 권위적이며 고집이 센 편이다.
정치를 ‘파워 게임’으로 이해하는 바람에 편가르기식 이분법에 익숙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권을 잡으면 맹목적인 이념과 아집의 포로가 되곤 한다. ‘내 편’만 옳다는 아집과 편견은 오만과 독선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른바 ‘586 꼰대 정치’의 한계다. 결국 2030의 가치관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은 ‘꼰대’들의 집단적 흑백논리보다 개인의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020년 총선 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던 2030이 올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보수성향의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나이에 맞는 경륜과 지혜를 가져야 한다. 소설 《오만과 편견》을 쓴 제인 오스틴도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하고,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다행히 5060 유권자들은 낡은 정치인들보다 유연한 사고를 지니고 있다. 이들은 36세 야당 대표를 뽑는 과정에서도 2030과 함께 새로운 시대의 등장을 앞당기는 주역을 담당했다. 같은 연령대에서도 빛과 그늘의 영향이 이렇듯 다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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