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감사원장직을 내던진 사람은 해방 이후 처음이다."
"양상군자(梁上君子)가 따로 없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정치 참여 선언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공직 사회가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은 최 전 원장의 첫 다짐이었다"며 "그러나 사의를 표명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서 그 약속은 처참히 깨졌다"고 적었다.
이어 "감사원장은 일반 법률이 아니라 헌법을 통해 임기를 보장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며 "감사원장은 공직 기강을 확립하는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국민의힘의 러브콜에 연일 엉덩이를 들썩이는 최 전 원장의 작태는 애초부터 감사원장직은 '나의 대권 도전을 위한 하나의 발판'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라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감사원장직을 내던진 사람은 해방 이후 처음으로,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변명할 수 없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최 전 원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며 "감사원장이 대권 직행을 시사하며 사퇴한 것은 공직 사회의 신뢰를 허무는 부적절한 행위임을 지적한 것이다. 상식이 있는 공직자라면 임명권자의 질책을 따끔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그릇된 행보를 성찰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윤석열에 이어 최재형 띄우기라는 '주가 조작'에 나선 사람들은 최 전 원장을 두고 '미담 최재형'이라고 하지만, 다수의 국민은 자신의 대권 도전을 위해서라면 감사원도 자신의 대선 캠프로 전락시키는 '야욕 최재형'임을 알고 있다"고 했다.
강 의원은 최 전 원장을 향해 '양상군자'로까지 비유했다. 양상군자란 들보 위의 군자라는 뜻으로, 도둑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이날은 최 전 원장이 부친상을 당한 당일이라 강도 높은 비판을 하기에 시기가 적절했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 원장 측에 따르면 6·25 전쟁 영웅인 최영섭(해사 3기) 예비역 해군 대령이 8일 향년 93세 나이로 별세했다.
최 대령은 6·25 전쟁 발발 이튿날 대한해협 해전에서 북한군 600여명이 타고 있던 적 수송함을 격침시킨 ‘백두산함’에 타고 있었다. 최 대령은 이후 인천상륙작전 등 6·25 주요 전투에 참전해 공을 세우며 '전쟁 영웅'으로 이름을 알렸다. 1965년 간첩선 나포 등으로 충무무공훈장(3회) 등 훈장을 6회나 받았다.
장례를 치르고 있는 최 원장을 향해 '도둑', '배신자', '미담이 아닌 야욕' 등의 거친 표현을 쓴 것.
이날 강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언급했다. 그는 "최재형 입당의 군불을 지피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묻는다"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제대로 된 대선 후보 한 명이 없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어떻게든 감추고자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공당이라면 부끄러움을 알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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