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접종률에도 확진자 많은 6개국 중 5곳 '중국산' 맞았다

입력 2021-07-08 16:23   수정 2021-08-06 00:02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감염자가 많은 여섯 개 나라 중 다섯 곳이 중국산 백신을 주로 접종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중국 백신 사용을 중단해선 안된다고 했다.
○코로나 확산 36개국 중 6개국은 접종률 60% 이상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지만 인구 대비 확진자가 많은 나라로 아랍에미리트(UAE), 세이셸, 몽골, 우루과이, 칠레, 영국 등이 꼽혔다.

조사를 위해 최근 1주일 간 인구 100만명 당 1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온 36개 나라를 선별했다. 이들 중 백신 접종률이 60%를 넘은 나라를 꼽았다. 그 결과 두 항목에 모두 포함된 나라는 여섯 곳이었다. 이들 중 영국을 제외한 다섯 개 나라는 모두 중국산 백신을 주로 접종한 국가들이다.

몽골 국영방송에 따르면 5월 기준 몽골에서 중국 시노팜 백신은 230만회분 사용됐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는 8만회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25만5000회분 몽골 국민들에게 접종됐다.

칠레에서 중국 시노백 백신은 1680만 회분 사용됐다. 반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다른 백신은 390만 회분 사용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보도했다.

UAE와 셰이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초기부터 중국 시노팜 백신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른 백신을 도입했다. 우루과이에서도 시노백 백신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됐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얀센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국가 중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은 사람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UAE다. 접종률 74%에 이른다. 세이셸은 72.1%, 칠레 67.3%, 영국 66.8%, 우루과이 66.5%, 몽골 63%다. 이런 결과에 대해 시노팜과 시노백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CNBC는 보도했다.
○전문가 "중국산 백신, 사용 계속해야"
중국 백신을 승인한 국가 중 상당수가 미국, 유럽산 백신을 얻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이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중단해선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벤 카울린 홍콩대 교수는 "국가의 장기 목표에 따라 특정한 백신 사용을 결정할 수 있다"며 "일부 국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환자와 사망을 줄이는 방법을 받아들일수도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긴급사용승인했다.

맥길대 연구팀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선택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117개 나라에서 승인 받았다. 화이자(91개국), 스푸트니크V(69개국) 등이 뒤를 이었다. 시노팜이 승인 받은 나라는 56개국으로 모더나(54개국), 얀센(53개국)보다 많다. 시노백을 승인한 나라는 33개국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효과는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에 따르면 시노팜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79%다.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노백은 임상 시험에 따라 다른데 50~80% 정도다.

홍콩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의 몸속 항체 수치가 시노백 백신을 맞은 사람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백신마다 임상 환경이 달라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백신효과 60% 이하면 집단면역 어려워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은 불활화 백신이다. 바이러스의 독성을 없애거나 약화시켜 몸 속에 넣어준 뒤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제조가 쉽고 안전하지만 면역 반응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다만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중증도와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다는 게 확인됐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스푸트니크V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모두 몸 속에 유전물질을 넣어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을 만들도록 유도한다. 아직 널리 상용화된 적이 없는 기술이다.

백신은 단시간에 집단면역을 만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집단면역은 무리 안에 면역을 가진 사람이 많아 더 이상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백신 효과가 낮다면 집단 면역을 위해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아직 자연 감염을 통해 코로나19 집단면역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

호주 뉴사우스웨일대 연구팀은 백신 예방률이 90%일 때 뉴사우스웨일스 지역 주민의 66%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 면역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백신 예방률이 70%라면 접종자 숫자는 86%까지 올라가야 한다. 백신 효과가 60% 이하라면 집단 면역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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