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타 요시아키가 쓴 《‘떠오르지 않는다’, ‘정리가 되지 않는다’, ‘전달되지 않는다’가 없어지는 책(5日間で言葉が「思いつかない」「まとまらない」「わらない」がなくなる本)》은 어휘 부족과 표현 부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최근 일본 직장인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2019년 4월에 출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베스트셀러 상위권 목록에 올라가 있고, 아마존 사이트에는 800개가 넘는 독자들의 리뷰가 올라와 있다. ‘하쿠호도 스피치라이터(연설문 작가)가 가르친다(博報堂スピチライタがえる)’라는 부제처럼 일본 대형 광고회사 하쿠호도의 스피치라이터인 저자의 이력도 적절하게 부각했다.
직장인들은 각종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회의, 상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기 생각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을 떠올리고, 정리하고, 전달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거나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당황하기 십상이다. 30년 넘게 광고 카피를 쓰면서 말과 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히키타 요시아키는 책을 통해 단 5일 만에 생각을 말로 연결할 수 있는 25가지의 방법을 알려준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안다’(1일차),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다’(2일차), ‘논리적으로 발상하는 힘을 기른다’(3일차), ‘진정으로 전해지는 표현력을 연마한다’(4일차), ‘말에 설득력이 있게 한다’(5일차) 등 단 5일 동안의 훈련으로 표현력의 달인이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논리적인 생각 훈련과 표현력을 배가시키는 공감 훈련도 함께 포함돼 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되는 이유는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게으른 뇌를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표현력과 설득력은 단지 어휘의 양을 늘린다고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양을 늘리고 관점을 달리하는 연습을 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필요한 순간 뇌가 깨어있을 수 있도록 자주 신체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건강한 말과 글은 건강한 신체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말이란 단지 상대에게 전달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대방에게 ‘아, 나의 일이다’라는 생각을 심어주어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 때 비로소 ‘제대로’ 전달됐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치인들의 스피치라이터로도 유명한 저자는 지도자들의 경우 무엇보다 ‘공감’을 얻기 위한 표현력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빙성을 갖게 하는 숫자의 사용법’ ‘이야기에 리얼리티를 갖게 하는 방법’ ‘자신의 실패담 10개 준비하기’ 등도 흥미롭게 읽힌다.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말로 흥한 사람은 적지만 말로 망한 사람은 많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한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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