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지하에 2300t 쓰레기 있었다…주민들, 악취에 고통

입력 2021-07-08 18:15   수정 2021-07-08 18:16


대치동 소재 은마아파트 지하실에서 폐기물이 무려 2300t이나 나와 처리 작업이 시작됐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개 동 지하실 곳곳에 쌓여 있던 쓰레기들을 수거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는 준공된 이래 40여년 간 입주민들이 버리고 이주한 생활 폐기물로 이제서야 수거가 진행됐다.

4424가구 대단지 은마아파트는 무려 40여년 이나 쓰레기를 지하에 묵히고 있었다. 그간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 양은 무려 2300t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은 기존의 거주자가 이사하면서 버린 쓰레기다.

일부 주민에 따르면 이렇게 쓰레기가 많이 쌓인 이유는 과거 폐기물 수거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경비실을 통해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할 당시 이사 나가는 주민과 경비원 일부가 지하실에 쓰레기를 쌓아뒀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이번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양의 쓰레기가 쌓여 있을 줄은 주민들도 처음 알게 됐다.

은마아파트는 이 ‘쓰레기 산’을 놓고 갈등이 있었다. 당장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는 입장과 과거 주민들이 버리고 간 폐기물의 처리 비용을 왜 지금 거주자가 내야 하느냐는 의견이 충돌했다. 특히 입주자의 65%를 차지하는 세입자들이 처리 비용을 부담하기 꺼려했다.

2019년에는 일부 입주민들이 '벌레가 들끓는다'며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민원을 냈지만 민원을 접수한 강남구청은 "아파트 내 폐기물이니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악취와 해충들로 결국 동대표 과반수 동의로 폐기물 처리 작업이 시작됐다. 지난달 29일부터 지금까지 7개 동을 청소했고, 앞으로 한 달 이내에 남은 24개동 쓰레기도 모두 처리하는 게 목표다. 폐기물 처리 비용 3억5000만원은 우선 아파트 자체 잡수입(재활용품 매각 등 아파트 관리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수입)으로 처리할 전망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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