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학내 인권센터에 숨진 청소노동자 A씨(59)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일하는 과정에서 직장 내 갑질이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8일 서울대는 "청소미화원의 사망에 관해 서울대 총장 직권으로 서울대 인권센터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며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객관적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안전관리팀장은 다른 업무로 배치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1시께 925동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A씨의 동료들과 노동조합은 A씨가 인격모독 등 직장 내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서울대 안전관리팀이 청소노동자에게 업무와 관계 없는 필기시험을 치르게 하고 점수를 공개하며 모욕을 줬다는 것이다.
지난달 9일 노동자들이 푼 시험지에는 ‘919동의 준공연도’, '조직이 처음으로 개관한 연도' 등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문제가 나왔다. 또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와 한자로 쓰라는 문제도 있었다. 노조는 "팀장은 시험 점수를 공개하며 50~60대 여성노동자들에게 모욕감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런 시험은 지난달 초부터 세 차례 치러졌다.
박문순 노조 서울본부 법규정책국장은 “고인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파열”이라며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유족과 함께 산업재해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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