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범죄자들에게 토지보상금 1000만원을 넘기려던 80대 노인이 2호선 방배역 직원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 눈길을 끈다.
8일 서울 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지하철 2호선 방배역 고객안전실로 “한 할머니가 물품보관함 앞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시민 신고가 들어왔다.
근무 중이던 최재표 부역장은 곧바로 물품보관함 앞으로 갔고 80대 후반의 한 할머니가 창백한 얼굴로 물품보관함 옆에서 몸을 떨고 있었다.
최 부역장은 할머니에게 상황을 물었고 할머니는 “보따리를 물품보관함 안에 잘 넣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고 간신히 대답했다.
최 부역장은 할머니의 말의 이것이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임을 직감했다. 결국 최 부역장은 우선 자신이 물품보관함 조작을 도와주겠다고 할머니를 안심시킨 후 고의로 시간을 지연시키면서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약 10분 후인 방배1파출소 경찰관들이 방배역으로 출동해 할머니를 보호했다. 보따리를 확인한 결과 그 안에 5만원 다발로 현금 1000만 원이 들어있었던 것. 경찰이 출동한 것이 느껴지자 보이스피싱 범인들도 곧바로 할머니와의 전화를 끊었다.
방배역 인근 땅 재개발 보상금 수령자 명단을 입수한 보이스피싱 범인들은 할머니를 대상으로 삼아 “통장에 돈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 위험하다”고 꾀어 물품보관함에 넣도록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부역장은 “보이스피싱이 의심돼 바로 신고한 덕분에 할머니의 돈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안전실로 상황을 곧바로 신고해 주신 시민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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