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현 본부장 "가치·성장주 아닌 '기초체력' 따져야…증시 불안할 땐 배당주 투자가 대안"

입력 2021-07-09 17:42   수정 2021-07-1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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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것이란 신호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당분간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가장 먼저 배당주 펀드를 선보인 베어링자산운용의 최상현 주식운용본부 총괄본부장(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배당주에 투자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주식은 유동성의 함수가 됐다”며 “금리 하락 국면에서 성장주가 주목받았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장담할 순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진짜 의도를 우리는 모른다’는 게 하반기 주식 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점차 유동성 공급을 줄여나가기 마련”이라며 “문제는 시장이 기대하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속도 및 규모와 실제 Fed의 정책이 불일치하면 주식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끝없이 치솟는 증시를 바라보며 주식시장에 처음 진입한 ‘주린이’들에게 올해 증시는 롤러코스터와 같다. ‘가치주냐 성장주냐’ 따지기보다는 개별 종목의 ‘기초 체력’을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그럼 기초 체력이 좋은 종목은 어떻게 고를까. 배당 성향이 힌트가 될 수 있다. 최 본부장은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배당을 많이 준다면 주주를 배려하고 거버넌스도 안정적인 기업일 확률이 높다”며 “배당 수익의 누적이 갖는 힘이 크므로 불확실성을 줄이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재산을 축적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저축하듯, 하지만 은행 예금이자율보다는 높은 이자율을 기대하며 투자한다”며 “이런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배당주 투자가 훌륭한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실적 정상화에 따른 배당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배당을 축소하거나 포기했던 기업들이 올해 다시 배당을 실시해서다.

최 본부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배당주 투자 전문가로, 2013년부터 베어링자산운용에서 주식 운용을 담당하며 대표 상품인 베어링고배당펀드를 운용해 왔다. 지난달 말 기준 이 펀드의 1년간 수익률은 65.02%다. 배당주 등 장기 투자 시에는 퇴직연금이 훌륭한 ‘실탄’이 될 수 있다. 최 본부장은 “퇴직연금을 정기예금으로 사실상 방치해놓는 경우가 많다”며 “퇴직연금을 일정 부분 배당주에 꾸준히 넣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경영·투자 분야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강조되는 것도 배당주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기업들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배당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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