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주간 '외출금지'…백신 접종자 인센티브 철회

입력 2021-07-09 17:59   수정 2021-07-10 00:17

정부가 수도권에 사실상 ‘외출 금지’라는 고강도 방역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 경기 인천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자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서 가장 높은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던 ‘사적 모임 인원 제한 면제’ 인센티브도 철회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수도권 지역에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새 거리두기의 최종 단계인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며 “수도권 상황이 아직 4단계 기준에 못 미치지만 증가세가 뚜렷해 선제 대응이 중요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모두 4단계 상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지침은 사실상 ‘4단계+α’다.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사적 모임 허용, 1인 시위 외 행사·집회 전면 금지 등 4단계 방역수칙에 더해 클럽 주점 헌팅포차 홀덤펍 등 유흥시설 집합금지도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스포츠 경기와 종교활동도 전면 비대면으로 바뀐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27명이다. 전날 같은 시간보다 48명 많다. 사흘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확진자는 1316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았다.

방역당국은 이번 4차 유행이 앞선 3차 유행보다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권 장관은 “수도권의 델타 변이 검출률이 1주일 만에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면서 정부 2차 추가경정예산안의 대대적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 정부 2차 추경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추경 사업 추진 방안을 점검했다. 대표적인 소비 활성화 사업인 카드 캐시백(1조1000억원)과 소비쿠폰(1584억원)은 기존 계획대로 집행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화된 거리두기로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손실 보상을 위한 예산(6000억원)의 증액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이선아/강진규/임도원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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